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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九雲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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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기본정보
· 분류 고서-기타 | 교육/문화-문학/저술 | 집부-소설류
· 작성주체 김만중(金萬重, 1637-1692) 찬 역대인물바로가기
· 판종 필사본
· 발행사항 [발행지불명] : [발행처불명], [발행년불명]
· 형태사항 3卷3冊 : 揷圖 , 無匡郭, 無界, 9行20字, 無魚尾 ; 27.4 X 18.3 cm
· 주기사항 表題: [玄]化錄
印: 光山世家
備考: 表題의 玄은 淺見氏가 幻을 잘못 쓴 것임
· 현소장처 미국 버클리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
· 청구기호 38.2

안내정보

한문 필사본 3권 3책으로 된 『구운몽(九雲夢)』은 김만중(金萬重)의 소설 작품으로, 한문본 『구운몽』을 향유했던 상층의 남성독자들이 독서에 쏟은 정성과 공력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다.

상세정보

편저자사항
『구운몽』의 저자는 서포(西浦) 김만중(金萬重, 1637-1692)이다. 김만중의 본관은 광산(光山)이며 자는 중숙(重叔), 호는 서포, 시호는 문효(文孝) 이다.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제자이자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의 스승이었던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이 증조부이며, 병자호란 때 강화도를 방어하다 김상용과 함께 순절한 충렬공(忠烈公) 김익겸(金益謙)이 부친이다. 어머니는 해평윤씨(海平尹氏)로, 해남부원군 윤두수(尹斗壽)의 4대손이고 이조참판 윤지(尹遲)의 따님이다. 숙종의 초비(初妃) 인경왕후(仁敬王后)의 부친이었던 광성부원군 김만기(金萬基)가 그의 형이다.
서포는 유복자로 태어나 어머니에 대한 남다른 효성을 지니고 있었다. 특별히 다른 스승을 두지 않고 어머니 윤씨와 외증조 윤신지, 중부 김익희 등에게서 가학을 전수받았는데, 그에게 의리를 강조하는 기호사족의 성향과 사장을 중시하는 경화사족의 학풍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이런 가학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14세에 진사 초시에 합격하였고 16세에는 진사에 장원 급제하였으며 28세에는 정시문과에 장원 급제하였다. 정언, 지평, 수찬, 교리 등의 관직을 거쳐 1675년에는 동부승지가 되었으나, 인선왕후(仁宣王后) 사후 벌어진 2차 예송에서 서인이 패하자 삭탈관직되었다. 1679년(숙종 5) 예조참의로 다시 등용되었으며 공조판서를 거쳐 대사헌에 제수되었다가 조지겸(趙持謙) 등의 탄핵을 받아 체직되었다. 1686년 대제학에 오르지만 1687년장숙의와 관련된 시중의 유언을 전했다는 죄목으로 선천(宣川)에 유배되었다. 이듬해 방환되었으나 1689년 다시 탄핵을 받아 남해(南海)로 유배되었고 1692년 56세의 일기로 적소(適所)에서 병사하였다.
『구운몽』은 서포가 선천 적소에서 어머니 윤씨를 위로하기 위해 창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서포년보』가 전하는 이러한 창작동기를 따른다면 『구운몽』은 1687년에서 1688년 사이에 창작된 셈이다. 『구운몽』은 고전소설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인 1725년(영조 1년)에 한문 목판본(일명 ‘乙巳本 『九雲夢』’)으로 간행되기도 했으니, 이는 일찍부터 이 작품이 사대부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었음을 방증한다.
구성 및 내용
버클리대학 소장 『구운몽』(이하 ‘버클리본 『구운몽』’으로 명명)은 3권 3책의 한문 필사본으로, 16회의 장회(章回)로 분회되어 있다. 1권(天)은 1회에서 5회까지, 2권(地)은 6회에서 11회까지, 3권(人)은 12회부터 16회까지인데, 각 권의 장회명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卷之一
蓮花峰大開法宇 眞上人幻生楊家
華陰縣閨女通信 藍田山道人傳琴
楊千里酒樓擢桂 桂蟾月鴛被薦賢
倩女冠鄭府遇知音 老司徒金榜得快壻
咏花鞋透露懷春心 幻仙庄成就小星緣
卷之二
賈春雲爲仙爲鬼 狄驚鴻乍陰乍陽
金鸞眞學士吹玉簫 蓬萊殿宮娥乞佳句
宮女掩淚隨黃門 侍妾含悲辭主人
白龍潭楊郞破陰兵 洞庭湖龍君宴嬌客
楊元帥偸閑叩禪扉 公主微服訪閨秀
兩美人携手同 去(車)* 長信宮七步成詩
卷之三
楊少遊夢遊天門 賈春雲巧傳玉語
合巹席蘭陽相諱名 獻壽筵鴻月雙擅塲
樂遊園會獵鬪春色 油碧車照搖古風光
駙馬罰飮金屈巵 聖主恩借翠薇宮
楊丞相登高望遠 眞上人返本還元
(*목차에는 去로 되어 있으나 본문에는 車로 되어 있음.)
16회의 장회 형식은 한문본뿐 아니라 서울대본 같은 국문본에서도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구성 형식으로서, 이는 원작에서부터 기원하는 『구운몽』 고유의 형식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구성의 형식이 여타 『구운몽』 한문본과 큰 차이가 없듯이 내용 또한 별 차이가 없다. 다만 16회에서 양소유가 성진으로 되돌아오면서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 이른바 대각(大覺) 장면이라 불리는 대목이 누락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인데, 후술하겠지만 이는 계해본 계열의 한문본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현존하는 『구운몽』의 한문본은 크게 세 계열로 나눠볼 수 있는데, 노존본(老尊本) 계열, 을사본(乙巳本) 계열, 계해본(癸亥本) 계열이 그것이다.(정규복(1988), 9-20면 참조. 물론 노존본 계열은 다시 노존A본 계열과 노존B본 계열로 나눠볼 수 있지만, 버클리본 『구운몽』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는 크게 세 계열의 변별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런데 미리 결론부터 말하자면 버클리본 『구운몽』은 이 가운데 계해본 계열의 한문 필사본이라고 할 수 있다. 계해본 계열이란 1803년(순조 3년)에 간행된 한문 목판본(이하 ‘계해본 『구운몽』’으로 명명)에서 파생된 이본을 말한다.
계해본 『구운몽』은 1725년(영조 1년) 간행된 한문 목판본(이하 ‘을사본 『구운몽』’으로 명명)을 다시 판각한 것이다. 그러므로 계해본 『구운몽』은 모본인 을사본 『구운몽』을 대체로 충실히 따르고 있지만 일부 차이나는 부분도 있다. 우선 계해본 『구운몽』은 판각 과정에서 을사본 『구운몽』의 오류를 일부 수정했지만 새롭게 오류를 더한 부분도 있다. 그리고 판각자의 부주의로 을사본 『구운몽』의 일부 대목을 누락한 부분도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실수는 을사본 『구운몽』의 한 장(80장)을 통째로 누락한 것이다. 이른바 대각(大覺) 장면으로 불리는 이 대목은 양소유가 성진으로 되돌아오면서 점차 깨달음에 이르게 되는 계기적인 과정을 묘사한 부분으로서, 『구운몽』의 주제의식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계해본 계열이란 계해본 『구운몽』의 이러한 실수를 동일하게 반복하고 있는 이본 계열을 말한다.(을사본 『구운몽』과 계해본 『구운몽』의 차이에 대해서는 정규복(1974), 107-128면 참조)
버클리본 『구운몽』도 계해본 『구운몽』과 동일한 대목을 누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계해본 계열로 파악될 수 있다. 그리고 대각 장면 이외에도 계해본 『구운몽』이 을사본 『구운몽』을 재판각하는 과정에서 누락한 다음 장면 또한 동일하게 누락하고 있으니, 이로 볼 때 버클리본 『구운몽』을 계해본 계열의 한문 필사본으로 판단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14회 樂遊園會獵鬪春色 油碧車 照* 搖古風光 (을사본 『구운몽』 招, 계해본 『구운몽』 詔)
諸美人皆稱賀曰 吾輩虛做十年工夫矣 此時所獲翎毛 士委山積 兩處射女 所殪雉兎亦多矣 各獻於座前 丞相與越王等第其功 各賞百金 更成坐次 俾停衆樂 只使五六美人 各奏淸絃 洗酌更斟矣 蟾月內念曰 (을사본 『구운몽』)
諸美人皆稱賀曰 吾輩虛做十年工夫矣 蟾月內念曰 (계해본 『구운몽』)
諸美人皆稱賀曰 吾輩虛做十年工夫矣 蟾月內念曰 (버클리본 『구운몽』)
그런데 버클리본 『구운몽』이 계해본 『구운몽』을 그대로 전사하고 있는 이본인 것은 아니다. 앞서 계해본 『구운몽』이 을사본 『구운몽』을 재판각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했는데, 버클리본 『구운몽』은 계해본 『구운몽』에서 오류라고 여겨지는 부분을 교정하기도 하고 때로는 원의를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표현을 수정하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선 버클리본 『구운몽』이 계해본 『구운몽』의 오류를 교정하고 있는 경우로 다음 몇 사례를 들어본다.
1회 蓮花峰大開法宇 眞上人幻生楊家
請奉獻於諸娘子 以買一 綿 之路 (을사본 『구운몽』)
請奉獻於諸娘子 以買一 綿 之路 (계해본 『구운몽』)
請奉獻於諸娘子 以買一 綿 之路 (버클리본 『구운몽』)
2회 華陰縣閨女通信 藍田山道人傳琴
父親昇天之日 以門戶之 付之於 子 (을사본 『구운몽』)
父親昇天之日 以門戶之 付之於 子 (계해본 『구운몽』)
父親昇天之日 以門戶之 付之於 子 (버클리본 『구운몽』)
위의 사례만 보면 버클리본 『구운몽』은 오히려 을사본 계열에 가까운 이본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다음의 사례를 보면 버클리본 『구운몽』이 기본적으로 계해본 계열에 가까운 이본임을 알 수 있다.
12회 楊少遊夢遊天門 賈春雲巧傳玉語
吾聞 公主 關雎之 德 合爲君子之配匹 (을사본 『구운몽』)
吾聞關雎之 德 合爲君子之配匹 (계해본 『구운몽』)
吾聞關雎之 德 合爲君子之配匹 (버클리본 『구운몽』)
13회 장회명
合巹席蘭 相諱名 獻壽 鴻月雙擅場 (을사본 『구운몽』)
合巹席蘭 相諱名 獻壽 鴻月雙擅場 (계해본 『구운몽』)
合巹席蘭 相諱名 獻壽 鴻月雙擅塲(場과 同字) (버클리본 『구운몽』)
이상의 사례에서 보듯 버클리본 『구운몽』의 필사자는 기본적으로 계해본 『구운몽』을 충실히 따르되 그것을 자구(字句) 하나하나까지 동일하게 전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버클리본 『구운몽』에는 위의 사례에서처럼 같은 뜻을 지닌 다른 한자로 교체하는 정도를 넘어 표현의 변화까지 시도한 부분도 있으니, 다음과 같은 구절이 그 좋은 사례이다.
5회 咏花鞋透露懷春心 幻仙庄成就小星緣
春雲之意 則 不如 小姐 從靑鎻之內 親自窺見 兩人相對而笑 (계해본 『구운몽』) (이하 계해본 『구운몽』의 인용구는 을사본 『구운몽』에서도 동일.)
春雲之意 則小姐 從靑鎻之內 親自窺見 似好耳 兩人相對而笑 (버클리본 『구운몽』)
8회 宮女掩淚隨黃門 侍妾含悲辭主人
上訝之 問於太監 太監告曰 秦氏謂臣云 不知皇爺有裒取之命 猥以 荒蕪之語 續題於其下 此死罪必不貸也 (계해본 『구운몽』)
上訝之 問於太監 此誰爲之 太監告曰 秦氏謂臣云 不知皇爺有裒取之命 猥以 荒詞 續題於其下 此死罪必不貸也 (버클리본 『구운몽』)
16회 楊丞相登高望遠 眞上人返本還元
小游河東 一布衣 恩承聖主 位致將相 且與諸娘子相遇 厚意深情 至老益密 (계해본 『구운몽』)
少遊淮南 一布衣 恩承聖主 位致將相 且與諸娘子相遇 情意 至老益密 (버클리본 『구운몽』)
이상의 사례에서 보듯 버클리본 『구운몽』의 필사자는 계해본 『구운몽』의 명백한 오류를 교정하거나 원의를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부 표현을 수정할 수 있을 정도의 문식을 지닌 인물로 추정된다. 그런 점에서 버클리본 『구운몽』이 단지 계해본 『구운몽』의 충실한 전사본에 그치지 않는 나름의 이본으로서의 가치를 지닐 수 있게 된 것은, 이처럼 오류를 교정하거나 표현을 수정할 정도로 텍스트를 정밀하게 읽어낸 필사자의 공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버클리본 『구운몽』의 가치는 한문본을 향유했던 상층의 남성 독자들이 『구운몽』 독서에 쏟은 정성과 공력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텍스트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정규복은 계해본 계열의 한문본 5종을 소개한 바 있다.(계해본 계열의 한문본의 국내 소장 현황에 대해서는 정규복(1988), 18-20면을 참조) 이제 여기에 버클리본 『구운몽』을 계해본 계열의 한문본 1종으로 더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정규복, 『구운몽연구』, 고려대학교 출판부, 1974.
정규복, 『구운몽원전의 연구』, 일지사, 1988.
집필자 : 강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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