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야담(靑丘野談)

안내정보

10권 10책으로 되어 있는 한문 필사본으로 표제는 ‘野談’ 내제는 ‘靑邱野談’으로 되어 있다. 표제와 내제 아래에는 권수차가 쓰고 있다. 이 책은 일찍이 이우성 임형택 두 분이 편찬한 『청구야담』 상·하(아세아문화사, 1985)에 영인되어 있다. 영인된 자료는 10권 10책 중 6권이 빠진 낙질로 소개되었다. 이에 따라 두 분은 다른 책을 대신 영인하였는데, 이번에 소개된 자료를 보면 6권이 온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이 책은 기존에 소개된 것과 달리 10권 10책의 완질임을 증명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일찍이 영인 소개된 까닭에 규장각에 수장된 19권집 한글본 『청구야담』과 함께 학계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자료 중의 하나다. 『청구야담』의 특성을 갖춘 가장 유의미한 자료인 셈이다.

상세정보

편저자사항

『청구야담』의 편자에 대해 김경진(金敬鎭, 1815-1873)이라는 설도 제기되었지만, 아직은 편자를 확정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편자를 미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구성 및 내용

현재까지 『청구야담』의 서문이나 발문은 확인된 바 없다. 동경대본 『청구야담』에 붙은 서문은 『청구이문(靑邱異聞)』의 서문으로, 『청구야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또한 『청구야담』의 편찬자 및 편찬연대를 확인할 만한 어떤 근거도 찾을 수 없다. 다만 이 책에는 1833년에 이후에 편찬된 『기문총화(紀聞叢話)』에 실린 작품이 다수 실려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편찬 시기 역시 1833년 이후임이 분명하다.

『청구야담』에 실린 작품은 7자(字) 내지 8자(字)의 제목을 붙인 후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내용은 다른 야담 작품에 비해 서사적 성향이 비교적 강하다. 이 책 1권에는 26편, 2권에는 32편, 3권에는 20편, 4권에는 28편, 5권에는 36편, 6권에는 32편, 7권에는 28편, 8권에는 30편, 9권에는 36편, 10권에는 22편 등 총 10권에 총 290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 책에 실린 작품의 제목은 아래와 같다.

1권 : 償宿恩歲送衣資, 撤淫祠火燒錦緞, 鎖陰囊西伯弄舊友, 裹蒸豚中夜訪神交, 義男臨水喚兪鐵, 老媼慮患納小室, 夢黃龍至誠發宵寐, 誦斯干雄講動天聽, 洪尙書受挺免刀, 呂繡衣移花接木, 訪名卜寃獄得伸, 誇丈夫西貨滿駄, 占吉地魚遊石函, 現宵夢龍滿裳幅, 復主讐忠婢托錦湖, 驗異夢西伯識前身, 料倭寇麻衣明見, 葬三屍湖武陰德, 立墓石工匠感孝婦, 定佳城地師聽痴僮, 諭義理羣盜化良民, 語消長偸兒說富客, 過南漢預算虜兵, 宰錦城杖殺金漢, 窮儒詭計得科宦, 呂相托辭登大闡.

2권 : 楊承宣北關逢奇耦, 李尙書元宵結芳緣, 伽倻山孤雲聘孫婦, 大人島商客逃殘命, 鄭北窓望氣消災厄, 金貢生聚子授工業, 過東郊白衲認父, 聽驟雨藥商得子, 聽街語柳醫得名, 勸痘神李生種德, 捕獷賊具名唱權術, 諷吝客吳物音善諧, 憐樵童金生作月姥, 識寶氣許生取銅爐, 金衛將恤舊主盡誠, 朴同知爲統帥散財, 李節婦從容取義, 朴南海慷慨樹功, 彈琴臺忠僕收屍, 練光亭錦南應變, 避禍亂賢婦異識, 策勳名良妻明鑑, 聽良妻惠吏保令名, 得賢婦貧士成家業, 林將軍山中遇綠林, 李措大學峴訪地師, 權斯文避雨逢奇緣, 李東皐爲傔擇佳郞, 施陰德南士延命, 成家業朴奴盡忠, 秋妓臨老說故事, 節婦當難辦高義.

3권 : 田統使微時識宰相, 李節度窮途遇佳人, 得美妻居士占穴, 獲重寶慧婢擇夫, 金丞相窮途遇義妓, 趙豊原柴門訪舊友, 宋班窮途遇舊僕, 金生好施受後報, 匿屍身海倅償恩, 占名穴地師報德, 憐窮儒神人貸櫃銀, 擬腴邑宰相償舊恩, 赴南省張生漂大洋, 聽祝語宰相記往事, 治墳墓諸星州現夢, 說風情權井邑降巫, 受刑杖措大風月, 得陰粉窮鰥福緣, 唱高歌樑上豪傑, 拒强暴閨中貞烈.

4권 : 責荊妻淸士化隣氓, 治牛商貧僧逢明府, 劫舊主叛奴受刑, 逢丸商窮儒免死, 信卜說湖儒探香, 聽妓語悖子登第, 被室謫露眞齋折簡, 訟夫寃錦城女擊鼓, 肆舊習與熊鬪江中, 定名穴牛臥林間, 老學究借胎生男, 鄕先達替人送命, 掘銀甕老寡成家, 倡義兵賢母勗子, 致精誠課曉拜佛像, 誦恩德每飯稱閔爺, 班童倒撞藁草中, 鄕弁自隨統帥後, 逐官長知印打頰, 憾宰相窮弁據胸, 捉凶僧箕城伯話舊, 雪伸寃完山尹檢獄, 崔昆崙登第背芳盟, 車五山乘興題畵屛, 武擧騁辭屈試官, 鰥班弄計卜隣寡, 騙鄕儒朴靈城登科, 啣使命李尙書爭春.

5권 : 廉義士楓岳逢神僧, 吳按使永湖逢薛生, 廬墓側孝感泉虎, 延父命誠動天神, 得金缸兩夫人相讓, 採山蔘二藥商幷命, 捐千金洪象胥義氣, 得二妾權上舍福緣, 安貧窮十年讀易, 善戱謔一時寓居, 文有采出家辟穀, 蔡士子發憤力學, 退田野鄭知敦享福, 識死期申舟村知音, 毁淫祠邪鬼乞命, 吠官庭義狗報主, 關西伯馹騎馳妓, 淸州倅權術捕盜, 乞婚需朴道令呈表, 鄭舊僚鄭司果戱墨, 投良劑病有年運, 失佳人數嘆薄倖, 托終身女俠捐生, 擇夫婿慧婢識人, 李後種力行孝義, 德原令擅名棋局, 澤堂遇僧談易理, 李上舍因病悟道妙, 車五山隔屛呼百韻, 韓石峯乘興灑一障, 峽氓誤讀他人祝, 宰相戱掬梅花足, 得僉使兒時有約, 養壯元每科必夢, 結芳緣二八娘子, 成小會四六詩令.

6권 : 守貞節崔孝婦感虎, 鬪劍術李裨將斬僧, 李武弁窮峽擊猛獸, 南師古東國選十勝, 完山妓獨受布衣帖, 朴尙書錯認傳呼聲, 拯江屍李班受刑法, 築土室捕校獲賊漢, 饋飯卓見困鬼魅, 成勳業不忘糟糠, 乞父命忠婢完三節, 訪舊主名馬走千里, 善欺騙猾胥弄痴倅, 假封塋山神護吉地, 惜一扇措大吝癖, 占名穴童婢慧識, 憑崔夢古塚得金, 逐邪鬼婦人獲生, 兩驛吏各陳世閥, 三知印競誇渠鄕, 商山吏屢世忠節, 聞韶人三代孝行, 臨危境益齋現夢, 善諧謔白沙寓諷, 活人病趙醫行針, 救父命洪童撞鼓, 張義士爲國捐生, 李淸華守節遯世, 進神方皮醫擅名, 降房星文弁殉國, 進忠言入祠哭辭, 起死人臨江哀輓.

7권 : 洪相國早窮晩達, 柳上舍先貧後富, 李副學海營省叔父, 盧玉溪宣府逢佳妓, 投三橘空中現靈, 殲群蛇亭上逞勇, 矗石樓繡衣藏踪, 練光亭京校行令, 憐孀女宰相囑窮弁, 進祭需嶺吏欺李班, 超屋角李兵使賈勇, 得佳妓沈相國成名, 贅柳匠李學士亡命, 治産業許仲子成富, 題神主眞書勝諺文, 赴浿營婦人赦名妓, 平壤妓姸醜兩不忘, 金南谷生死皆有異, 坐城樓南忠壯效節, 憩店肆李貞翼識人, 待科傍李郞摘葚, 招神將郭生施術, 江界妓爲李帥守節, 倡義使賴良妻成名, 鄕儒用計瞞竹泉, 營妓佯狂隨谷倅, 武擧廢舍逢項羽, 新傔權術騙宰相.

8권 : 貸營錢義城倅占風, 得巨産濟州伯佯病, 敎衙童海印僧爲師, 赦窮儒柳統使受報, 鬼物每夜索明珠, 賊魁中宵擲長劒, 洞仙館副价逢鬼, 洪川邑繡衣露踪, 老翁騎牛犯提督, 新婦拚虎救丈夫, 設別科少年高中, 製錦袍夫人善相, 傳書封千里訪父親, 覘天星深峽逢異人, 屈三弁善辯動宰相, 問異形洛江逢圃隱, 坐草堂三老禳星, 會琳宮四儒問相, 遊浿營風流盛事, 過錦江急難高義, 作善事繡衣繫紅繩, 雪幽寃夫人識朱旗, 營産業夫婦異房, 獲生金父子同宮, 捷幸洲權元帥奇功, 㤼倭僧柳居士明識, 山海關都督鏖虜兵, 靑石洞天將鬪劍客, 報重恩雲南致美娥, 餉山果渭城逢毛仙.

9권 : 施神術土亭聽夫人, 惑妖妓冊室逐知印, 矜朴童靈城主婚, 擇孫婿申宰善相, 進米泔柳瑺聽街語, 度大厄朴曄授神方, 樂溪村李宰逢鄕儒, 鏡浦湖巡相認仙緣, 金醫觀形投良劑, 禹兵使赴防得賢女, 免大禍巫女賽神, 訴輦路忠僕鳴寃, 畏嚴舅悍婦出矢言, 入吏籍窮儒成家業, 江陽民共立淸白祠, 興元士從遊靑鶴洞, 率內行甕遷逢雷雨, 救處女花潭試神術, 隨京鄕靈鵲知恩, 行胸臆尹弁背義, 鄭謙齋中國擅畵名, 孟監司東岳聞奇事, 種陰德尹公食報, 往南京鄭商行貨, 問名卜中路遇舊僕, 還金橐强盜化良民, 報喜信櫪馬長鳴, 聞科聲夢蝶可徵, 鬧官門痘兒升堂, 擅場屋秀才對策, 輸官租富民買兩班, 逢奇緣貧士得二娘, 伏園中舊妻授計, 尋古墓牧隱現夢, 洪斯文東岳遊別界, 成虛白南路遇仙客.

10권 : 偸隣釀四儒詠詩, 檢巖屍匹婦解寃, 博川郡知印效忠, 晋陽城義妓捨生, 李節度麥場逢神僧, 金丞相瓜田見異人, 識丹邱劉郞漂海, 訪桃源權生尋眞, 據北山錦南成大功, 得至寶賈胡買奇病, 降大賢仙娥定産室, 感主恩奴僧占名穴, 餽酒石良醫奏功, 還玉童宰相償債, 矜草商高義讓財, 隨使行薄商得貨, 入虎穴老翁抱孫, 墜龍淵異童拯人, 白頭翁指敎一書生, 綠林客誘致沈上舍, 貸萬金許生行貨, 送美酒沈相憐才.

서지적 가치

현재까지 확인된 『청구야담』 이본은 총 17종이다. 야담집으로는 드물게 전책을 한글로 완역한 작품집도 남아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이본은 다음과 같다.

한글본 : 규장각본 19책, 가람문고본 19책.

한문본 : 가람문고본 6권 3책, 서울대 고도서본 5권 5책, 일사문고 甲본 1책, 일사문고 乙본 1책, 버클리대본 10권 10책, 버클리대본 1책, 동양문고본 8권 8책, 동경대본 7권 7책, 국립중앙도서관본 6권 6책, 고려대본 6권 6책, 성균관대본 6권 6책, 도남문고본 6권 6책, 도남문고본 1책, 김근수본 1책, 경도대본 8책.

이 외에 제명(題名)을 달리한 이본, 예컨대 『청구야설(靑邱野說)』(국립중앙도서관본), 『파수편(破睡篇)』(동양문고본 2권 2책), 『해동야서(海東野書)』(장서각본), 『청야휘편(靑野彙編)』(구활자본) 등을 고려하면 그 이본 수는 좀 더 늘어난다. 이외에도 다수의 이본이 존재할 수 있을 터다. 이와 달리 『청구야담』으로 표제를 썼지만, 그 내용은 이와 다른 경우도 있다. 예컨대 버클리대 1책본(위에 소개한 본과는 별개의 본)은 표제와 달리 다양한 잡록을 발췌한 별본이다.

이 가운데 해제의 대상인 이 책은 현전하는 이본들 가운데 가장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청구야담』의 이야기 편수는 총 293편인데, 이 가운데 이 책에는 290편이 실려 있으니 이 책을 『청구야담』의 선본(善本)으로 볼 수는 있으나 19책본 한글본과 대비해보면, 일정한 차이도 보인다는 점에서 정본으로 확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 책은 『청구야담』을 이야기할 때에 가장 중요하게 이야기해야 하는 작품집임에 틀림없다.

내용적 가치

『청구야담』은 당대 현실을 반영한 작품으로서 그 편폭이 길고 서술이 자세하다는 점에서 야담문학의 전형으로 인식되어 왔던 작품집이다. 그런 까닭에 『청구야담』에 대해 많은 연구자들이 주목했다.

『청구야담』에 실린 이야기는 단편적이며 짧은 일화에서부터 단편소설이라 불러도 무방할 만한 작품까지 다양한 유형의 작품이 실려 있다. 실제 「결방연이팔낭자(結芳緣二八娘子)」와 같은 작품은 당대 현실을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일부에서는 단편소설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청구야담』에 실린 이야기를 두고 그 내용이 어떻다고 단정하거나, 그 장르가 어떻다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이 책의 성격을 한 마디로 규정하기가 어려운 까닭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책에 실린 작품들 대다수가 당대 현실을 반영한 것이 많다는 점이다. 이 점은 다른 어떤 장르와 다른 야담만의 특징이라 할 만하다. 특히 18세기 초에 편찬된 임방(任埅, 1640-1724)의 『천예록(天倪錄)』에는 비현실적인 요소를 담은 내용이 많았던 것과 달리, 『청구야담』에는 그런 내용이 거의 배제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흥미롭다.

『청구야담』의 배경이 서울을 중심으로 한 도시가 중심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현상 역시 이전에는 볼 수 없던 한 특징이다. 야담이 서울 시정을 중심으로 향유되었던 탓에 그 배경이 서울을 중심으로 한 도시가 되었던 것이다. 『청구야담』에서 자본의 질서에 종속된 듯한 등장인물들, 예컨대 사기꾼, 협잡배, 무뢰배, 비렁뱅이 등을 자주 만나게 되는 것도 그 배경이 도시이기에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청구야담』을 이해하는 것도 유의미하리라 본다.

참고문헌

서대석 편, 『조선조 문헌설화 집요』 1, 집문당, 1991.

이우성·임형택 편, 『청구야담』 상·하, 아세아문화사, 1985.

정명기 편, 『야담문학연구의 현단계』 1-3, 보고사, 2001.

서울대 규장각 편, 『청구야담』, 서울대학교 규장각, 2000.

집필자 : 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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