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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전(雲英傳)

장서인영 이미지 가+ 가-

자료UCI: RIKS+CRMA+KSM-WC.0000.0000-20090715.AS_SA_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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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기본정보
· 분류 고서-기타 | 교육/문화-문학/저술 | 집부-소설류
· 판종 필사본
· 발행사항 [발행지불명] : [발행처불명], [발행년불명]
· 형태사항 1冊 : 無匡郭, 無界, 15行12字, 無魚尾 ; 16.5 X 21.9 cm
· 주기사항 寫記: 己亥(?)七月雨中畢書
印: 李僑鎭印 ; 嘉林人[?][?]之章
附: 綠衣人傳
· 현소장처 미국 버클리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
· 청구기호 38.8

안내정보

『운영전(雲英傳)』필사본 1책은 저자 미상의 17세기 한문소설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운영전』 이본은 37종에 이르는데, 버클리대본 『운영전』은 상당히 독특한 연세대 가본 계열에 속하면서 그 안에서도 다시 구분되는 독특한 이본으로 가치가 있다. 말미에 명나라 구우(瞿佑)의 『전등신화(剪燈新話)』에 수록된 「녹의인전(綠衣人傳)」이 부록되어 있다.

상세정보

편저자사항
현재로서 『운영전』의 저자는 미상이지만, 창작시기상『운영전』이 17세기 초를 전후하여 산출된 『상사동기』·『주생전』 등과 합철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아 이들 작품과 비슷한 시기, 즉 17세기 전반에 창작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논자에 따라서 『운영전』의 배경이 만력(萬曆) 신축(辛丑)년, 즉 1601년이라는 점과 여러 이본(異本) 중 하나인 국립도서관본 『유영전(柳泳傳)』의 제목 아래 ‘大明天啓二十一年’(1641)의 기록으로 볼 때, 창작시기를 대략 1601년에서 1641년경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립도서관본에 합철된 『요로원기(要路院記)』의 작가인 박두세(朴斗世, 1650-1733)의 생몰연대를 고려할 때, 필사 혹은 창작시기를 1641년 이전으로 추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구성 및 내용
『운영전』은 몰락한 선비인 유영이 안평대군의 수성궁에 구경 갔다가 안평대군의 궁녀였던 운영과 김진사의 혼령을 만나 그들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듣는다는 이야기의 소설이다. 구체적인 창작시기는 미상이나 17세기 초를 전후하여 산출된 『상사동기』·『주생전』 등과 합철되어 읽혔던 상황을 고려할 때 17세기 전반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현재 『운영전』의 이본은 37종의 한문본과 3종의 한글본이 알려져 있으며, 『운영전』, 『유영전』, 『수성궁몽유록(壽聖宮夢遊錄)』, 『운영향화(雲英香花)』 등 다양한 제명(題名)이 있다.
『운영전』의 주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폐허가 된 안평대군의 수성궁에 유영이라는 한 선비가 찾아가 홀로 술잔을 기울이다가 잠이 든다. 잠시 후 깨어난 한 곳에 이르러 한 소년과 미인을 만나 함께 술을 마시며 노래한다. 여인이 노래를 마치자 눈물을 흘리므로 유영이 그 이유를 묻자, 소년은 자신은 김진사이고 여인은 안평대군의 궁녀 운영이라고 하며 자신들의 사연을 이야기해 준다.
안평대군은 13살 때 사궁인 수성궁으로 나가 살면서 당시의 문인재사들의 문장에 만족하지 않고 운영을 비롯하여 궁녀 10명을 뽑아 별궁에 머무르게 하며 시문 등을 가르쳤다. 어느 날 안평대군은 10인의 궁녀가 지어 올린 시 중에서 운영의 시에 님을 그리워하는 뜻이 있음을 지적한다. 또 다음날 성삼문 등 문인들에게 궁녀들의 시를 보여주자 성삼문은 궁중에 10인의 선인(仙人)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던 어느 날 김진사가 찾아오자 안평대군은 그가 어린 유생이라 궁녀들과 함께 어울리도록 하였는데, 그 자리에서 운영과 김진사는 서로 마음이 끌리지만 전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며칠 후 다시 온 김진사에게 운영이 몰래 편지를 전해 마음을 알게 되고 이후 김진사는 무녀를 통해 답장을 보낸다. 이후 운영이 김진사를 잊지 못하자 안평대군은 이를 의심하여 궁녀들을 나누어 거하게 한다. 중추절에 궁녀들이 빨래를 하러 나가게 되자 운영은 무녀의 집에서 김진사를 만난다. 두 사람은 이후 궁녀 자란과 노비 특의 도움으로 밤마다 수성궁에서 몰래 만나 사랑을 나눈다.
그러나 겨울이 되자 김진사의 발자국이 빌미가 되어 궁녀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고, 김진사의 상량문으로 인해 안평대군은 둘의 관계를 의심하게 된다. 이에 두 사람은 도망치고자 노비 특에게 운영의 재물을 궁궐 밖으로 옮기도록 하지만 특이 재물을 가로채기 위해 둘의 관계를 폭로하여 안평대군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한다. 화가 난 안평대군은 운영과 함께 거처했던 5명의 궁녀들을 붙잡아 문초하는데, 궁녀들은 한결 같이 남녀의 정욕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마음이라며 항변한다. 이에 안평대군은 운영을 별당에 가두고 나머지 궁녀들은 모두 풀어준다. 그러나 운영은 이날 밤 비단 수건으로 목을 매어 자결한다.
여기까지 운영이 말을 하고 진사는 운영이 술회하는 대로 기록한다. 이어 김진사가 운영이 자결한 이후의 일을 이야기한다.
운영이 자결한 후, 김진사는 운영의 명복을 빌어주기 위해 쌀 40석을 준비했으나 믿고 맡길만한 사람을 찾지 못해 특의 잘못을 용서해 주고 절에 가 운영의 명복을 빌어달라고 한다. 그러나 절에 간 특은 운영의 명복을 빌지는 않고 갖은 패악을 일삼자,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김진사가 직접 절에 가 운영의 명복을 빌고, 특을 죽여 달라고 기도한다. 이후 7일만에 노비 특은 함정에 빠져 죽고, 김진사 역시 4일 동안 아무 것도 먹지 않다가 죽는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마친 운영과 김진사는 슬픔을 억제하지 못한다. 두 사람은 유영에게 자신들의 사연을 적은 이 글을 세상에 전하여 없어지지 않게 하라고 당부한다. 이야기가 끝난 후 세 사람은 다시 술을 마시는데, 유영이 잠시 졸다가 깨어보니 두 사람은 없고 그들의 일을 기록한 책만이 놓여 있다. 유영은 그것을 가지고 돌아와 상자에 감추어두고, 침식을 전폐하고 명산대천을 두루 돌아다닌다. 그가 어디에서 생을 마쳤는지는 알 수 없다.
서지적 가치
현재까지 알려진 『운영전』 이본은 37종에 이른다. 버클리대본 『운영전』은 『운영전』의 이본 계열인, ‘국립도서관 가본 계열’ · ‘정신문화연구원 가본 계열’ · ‘김일성대본 계열’과 비교할 때 많은 차이를 보이는 이본이다. 특히 결말 부분이 확연하게 다르고 부연된 내용이 많고 미세한 자구의 표현을 달리한 경우가 많다. 이는 연세대 가본과 유탁일본에서 공히 발견되는 부분으로 이들을 ‘연세대 가본 계열’로 묶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그런데 ‘연세대 가본 계열’ 중에서, 연세대 가본과 유탁일본에는 본문이 찢어지거나 소실된 부분이 적지 않고 글자를 해독하기 곤란한 부분이 많은데 비해, 버클리대본은 상태가 온전하고 필체가 단정한 해서체로 되어 있어 자료적 측면에서 매우 우수한 가치를 지닌다. 특히 연세대 가본의 17면과 유탁일본의 1-7면은 소실되었거나 해독이 불가능한데, 이를 버클리대본에서 보완할 수 있다.
연세대 가본 계열 중에서도 앞의 두 이본은 자구의 출입이나 오류까지 동일한 양상을 보이는 반면에 버클리대본은 다른 양상을 지녀 한 계열 안에서 다시 구분되는 판본임을 알 수 있다. 버클리대본은 현행 『운영전』의 이본 중에서 상당히 독특한 연세대 가본 계열에 속하면서 그 안에서도 다시 구분되는 독특한 이본으로 『운영전』이 전사(轉寫)되는 과정에서 변화의 한 양상을 보여주는 매우 가치 있는 자료로 평가할 수 있다.
내용적 가치
『운영전』은 안평대군의 수성궁이라는 가혹한 질서 속에서 감행한 운영과 김진사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다룬 전기소설이다. 『운영전』의 비극성은 자유로운 정욕을 부정하는 중세권위나 유교윤리라는 거대한 힘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운영전』의 주인공들이 중세적 질서를 이탈하여 죽음에 이르면서까지 사랑을 감행하는 것은 이러한 모순된 중세의 질곡에 대한 이의제기이며, 인간성 회복 선언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운영과 김진사의 사랑이 결국 죽음으로 마감됨을 듣고 난 후 유영이 홀연히 침식을 끊고 명산을 주유하다 부지소종(不知所終)하였다는 것은, 이들이 현실 세계에 대해 느낀 극한 절망감을 보여주는 것이다.
『운영전』은 이전의 소설과 달리 남녀의 비극적 사랑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그 비극성이 당대 현실의 질곡에서 비롯되었다는 점, 중세 윤리의 폐쇄성 속에서 남녀의 사랑을 문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상당한 가치를 지닌 작품이다. 즉 『운영전』의 소설적 가치는 비극성 자체가 아니라 그러한 비극적 결말을 가져오게 된 주인공의 애정이 지니는 지배 이념에 대한 강력한 문제제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운영전』은 국문과 한문으로 된 수많은 이본이 보여주듯 상당한 대중적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이는 『운영전』이 보여주는 중세의 질곡에 대해 대중들이 공감했음을 의미한다.
참고문헌
박기석, 「『운영전』 재평가를 위한 예비적 고찰」, 『국어교육』 37, 한국어교육학회, 1980.
신경숙, 「『운영전』의 반성적 검토」, 『한성어문학』 9, 한성대 한성어문학회, 1990.
이상구, 「『 운영전 』의 갈등양상과 작가의식」, 『고소설연구』 5, 한국고소설학회, 1998.
집필자 : 김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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