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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션어(金剛仙語)

장서인영 이미지 가+ 가-

자료UCI: RIKS+CRMA+KSM-WT.0000.0000-20150331.OGURA_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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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기본정보
· 분류 고서-경전 | 종교/풍속-불교 | 집부-소설류
· 판종 필사본
· 발행사항 [발행지불명] : 신각희, [발행년불명]
· 형태사항 不分卷1冊(51張) : 28.8 X 22.0 cm
· 주기사항 表題: 금강션어
書根題: 금강션어
표지에 ‘경슐즁동’이라 필사되어 있음
· 현소장처 일본 동경대학 오구라문고
· 청구기호 L175277

안내정보

작자·연대 미상의 한글 필사본 고전소설 「금강취유기(金剛聚遊記)」의 이본이다. 고려 시대의 ‘정덕현’이라는 인물의 가족이 겪는 이별과 만남이 주된 내용이다. 「금강션어」 뒷면 표지에 ‘쥬신각희라’라는 기록으로 보아, 필사자는 ‘신각희’라는 인물로 보인다. 현전하는 이본과 비교할 때 가장 앞선 시기의 이본이며, 「금강취유기」 이본 중 유일한 필사본 이본이다.

상세정보

편저자사항
「금강취유기」는 저자 미상의 소설이다. 다만 「금강션어」 뒷면 표지에 '쥬신각희라'라는 기록으로 보아, 필사자는 '신각희'라는 인물로 보인다. 필사자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는 알 수 없다.
구성 및 내용
「금강션어」는 1권 1책 한글 필사본으로, 표지를 포함하여 총 51장이다. 앞면 표지에는 표제인 '금강션어'가 기록되어 있고, 표제 우측에 다소 작은 글씨로 된 '경슐즁동'이라는 기록이 있다. 이를 통해 작품이 1910년 음력 11월 경에 필사되었음을 알 수 있다. 뒷면 표지에는 '쥬신각희라'는 기록이 있어 필사자를 '신각희'로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내지 첫 면은 '금강션어라'라는 제목으로 시작한다. 작품 내용은 회장(回章)과 같은 별도의 나눔이 없이 필사되었으며, 매면 9행, 매행 20자 내외로 구성되어 있고, 비교적 정연한 필체를 유지하고 있다. 필사 과정에서 발생한 오자(誤字)와 탈자(脫字)를 수정 및 부기(附記)한 흔적이 종종 확인되므로, 필사에 참고한 저본(底本)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고려 공민왕 때 정달충이라는 인물이 금강산 아래 취유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부인 이씨와 장자 덕현, 차자 필현과 한가한 세월을 보낸다. 덕현이 학업에 힘쓰던 중 선계(仙界)의 노인을 만나 옥소를 받게 되는데, 이후 외조부를 만나기 위해 간 강화도에서 옥소를 불다가 홀연 한 섬에 이르게 된다.
덕현은 이곳에서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하고 섬에 머물게 된 중국의 소씨 여인을 만나 혼인을 하고, 이후 남해 현령으로 제수되어 부부가 함께 떠나게 된다. 덕현과 소 부인은 상경의 와중에 수적(水賊)을 만나 배가 전복되는 사고를 당하는데, 이로 인해 덕현은 아라사(俄羅斯)에 표류하고 소 부인과 시비(侍婢)는 선녀의 도움으로 구출되어 망운암에 들어가 불문에 귀의하고 아들 소청을 낳는다.
소청은 곧바로 장대복이라는 인물에게 맡겨졌다. 그 아이는 영민하고 재주가 뛰어난 인물로 성장하고, 이 와중에 옥소를 얻게 된다. 소청은 과거 시험을 치르러 상경하는 길에 우연히 부친의 고향인 금강산 취유정에 묵게 되는데, 그곳에서 옥소를 꺼내 불다가 옥소에 새겨진 덕현의 필적을 확인하게 되고 동시에 자신의 출생에 대한 의심도 품게 된다.
과거 시험을 본 소청은 장원급제를 하여 임지로 향하게 되는데, 이때 꿈에서 선관(仙官)으로부터 부모를 찾고, 부모의 원수를 갚으며, 옥소를 잘 간직하라는 말을 듣고 자신의 정체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된다. 그리고 도적을 소탕하다가 그들로부터 옥소의 정체와 자신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된다.
한편 소 부인은 아들을 잊지 못하며 세월을 보내고 있었는데, 자신의 사연을 어사에게 올리어 소청과 극적으로 상봉하게 된다. 임금은 이 소식을 듣고 소청에게 더 높은 관직을 제수한다. 소청은 조부모와 모친을 모시고 상경한 뒤 좌의정 김명헌의 딸과 정혼한다.
그러나 소청은 부친을 만나지 못한 아쉬움에 병이 깊어져 혼절을 한다. 그런데 혼절 중에 선관이 나타나 부친과의 인연을 일러주고, 이에 소청은 부친의 생존을 확신하게 된다. 한편 소청의 부친 덕현도 같은 꿈을 꾸고 중국으로 가서 과거 시험에 급제하여 한림학사가 된다. 그리고 얼마 뒤 소청은 중국에 가 황제 앞에서 문재를 겨루게 되고, 그 자리에서 덕현과 만나 부자 관계를 확인하게 된다.
중국 황제는 이들 부자의 귀국을 막기 위해 정씨 가문을 중국으로 부르는 한편, 김명헌의 딸을 불러 황성에서 혼례를 올리게 해준다. 이때 호왕이 중원을 침공하게 되는데, 소청이 대원수로 출전하여 호적을 격퇴한다. 이후 달충 부부, 덕현 부부가 천수를 다하고, 소청 부부가 선관을 따라 승천한다.
서지적 가치
현재까지 전해지는 「금강취유기」 이본은 모두 1910년 이후에 근대식 인쇄술로 간행된 활자본이다. 회동서관(滙東書館)과 동미서시(東美書市)에서 1915년에 간행된 것이 가장 앞선 것이었다. 그런데 오구라문고 소장본인 「금강션어」는 -표지에 기록된 '경슐즁동'을 신뢰한다면- 1910년에 필사되었다. 현전하는 이본과 비교할 때 가장 앞선 시기의 이본이며, 「금강취유기」 이본 중 유일한 필사본 이본이다. 아울러 오자와 탈자를 수정 및 부기한 흔적은 곧 필사자가 저본(底本)과 직접 비교해가며 필사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금강션어」의 존재는 곧 이보다 앞선 이본이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요컨대 「금강션어」는 「금강취유기」의 유일한 필사본 이본으로, 「금강취유기」 이본 중 가장 앞선 것이다. 또한 「금강션어」는 1910년 이전에 「금강취유기」 계열 이본이 창작․향유되었음을 실증하고 있다. 이는 국내 소장 이본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사실이다.
내용적 가치
「금강션어」는 「금강취유기」 이본들과 내용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금강션어」가 이본으로서 독자적인 면모를 갖추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금강션어」에서 확인되는 바, 국내(고려)를 배경으로 성장한 주인공이 국외(중국)로 나아가 활약한다는 설정에 대해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개 고전소설은 중국을 배경으로 성장한 주인공이 중국을 무대로 활약하는 설정이다. 중원에서 외부로부터의 위협을 막아 그 존재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다. 그러나 「금강션어」를 포함한 「금강취유기」의 이본에서는 국내에서 영웅으로 성장한 주인공이 중원으로 가 그 존재 가치를 인정받는다. 이런 설정을 한 작품이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에 다소 출현하는데, 이는 19세기 후반 조선의 변화된 자기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 볼 수 있다. 현재까지 「금강션어」 및 「금강취유기」는 물론, 이와 비슷한 설정의 작품들에 대한 연구가 미진한 편인데, 향후 이 작품 연구의 중요한 화두가 아닐까 생각된다.
참고문헌
이영신, 「국외원정 군담소설 연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1982
집필자 : 엄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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