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디렉토리분류

숙수념(孰遂念)

이미지 가+ 가-

자료UCI: RIKS+CRMA+KSM-WZ.0000.0000-20090715.AS_SA_270

URL
복사
복사하기

기본정보

기본정보
· 분류 고서-기타 | 교육/문화-문학/저술 | 자부-잡가류
· 작성주체 홍길주(洪吉周, 1786-1841) 찬 역대인물바로가기
· 판종 필사본
· 발행사항 [발행지불명] : [발행처불명], [발행년불명]
· 형태사항 16卷8冊 : 四周單邊 半郭 19.5 x 17.0 cm, 有界, 10行20字, 大黑口 ; 32.3 X 20.3 cm
· 주기사항 備考: 徐有榘(1764-1845)의 自然經室 寫本의 하나임
· 현소장처 미국 버클리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
· 청구기호 36.4

안내정보

『숙수념』은 1829년 초에 항해(沆瀣)홍길주(洪吉周)(1786-1841)가 완성한 10念 16觀의 필기류 저술로, ‘수여삼필(睡餘三筆)’에서 누차 언급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인 역작이다. 황주성(黃周星)(1611-1680)의 「장취원기(將就園記)」에서 영향을 받아 『숙수념』을 저술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장취원기」와는 달리, 내용과 체제가 독특하고 참신하다. 『숙수념』은 주거공간·사대부의 사무·준수의례·독서·재물·경계·여가생활·여행수칙·학업저술 등 사대부 지식인(특히 경화세족(京華世族))의 생활과 문화를 포괄하는 내용으로, 조선후기(특히 19세기) 경화세족의 생활과 문화에 대한 남다른 구상과 기획을 보여준다.

상세정보

편저자사항
저자(著者) 항해 홍길주는 1786년 7월 1일 족수당(足睡堂) 홍인모(洪仁謨, 1755-1812)와 영수합 서씨(令壽閤徐氏, 1753-1823) 사이에서 둘째아들로 태어났다. 당시 영수합서씨는 표범이 남산에 숨어있는 태몽을 꾸었다고 하는데, 이는 일생을 독서지사(讀書之士)를 자처하며 벼슬길에 나가려하지 않았던 그의 삶을 예견하는 것이라 하겠다. 특히 홍석주를 비롯한 홍길주․홍현주․홍한주 등의 문인을 배출한 풍산(豊山) 홍씨(洪氏)는 19세기를 대표하는 경화세족(京華世族)이자 문한세가(文翰世家)다. 홍길주의 자(字)는 헌중(憲仲), 호(號)는 현산자(峴山子)․수일재(守一齋)․항해자(沆瀣子)이며, 본관은 풍산(豊山)이다.
그는 1811년(26세)에 스스로 과거를 포기하고 독서지사를 선택하여 그의 삶은 그리 평탄하지 않다. 1827년(42세)에 동몽교관(童蒙敎官)으로 벼슬길에 나아가기 전까지 현실을 비판하고 저술활동에 매진하며 은거의 길로 접어든다. 1822년(37세)에는 음직으로 휘릉참봉(徽陵參奉)에 제수되나 사직하고 돌아오는 등 벼슬길에는 뜻이 없다. 익종의 대리서정이 시작되던 무렵 은거생활을 청산하고 벼슬길에 나아가 장흥고주부(長興庫主簿)․의금부도사(義禁府都事)․경모궁령(景慕宮令)을 거쳐, 외직으로 평강현감(平康縣監)과 보은군수(報恩郡守)를 역임한다. 그러나 49세에 순조가 갑작스레 승하하자 8년간의 관직생활을 뒤로한 채, 다시 은거한다. 이후 1840년(55세) 김포군수에 제수되었으나 반년도 못되어 사임하고 만다. 이듬해 4월 26일 56세의 나이에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를 비롯한 연천홍석주와 해거홍현주 삼형제는 어려서부터 따로 선생을 모시고 공부한 것이 아니라, 부친에게 직접 글을 배우고 모친의 슬하에서 문사를 익혔던 듯하다. 또한 그는 형 연천에게 배우고 동생 해거를 지도하여 형제간에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가 형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서로 조력자(助力者)로서 학문과 문학에 매진한다. 문집에는 연천과 해거 관련 저술이 상당수를 차지하며, 저술은 연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교유도 연천과 친분이 있던 인물들이 대다수다. 정약용(丁若鏞, 1762-1836)·정학연(丁學淵, 1783-1859)·정학유(丁學游, 1786-1855) 등 다산(茶山) 집안, 김정희(金正喜, 1786-1856)·김명희(金明喜) 등 추사(秋史) 집안, 서유구(徐有榘, 1764-1845)·서충보(徐忠輔)·서우보(徐友輔) 등 풍석(楓石) 집안, 김매순(金邁淳, 1776-1840)·김상현(金尙鉉, 1811-1890) 등 대산(臺山) 집안, 이정리(李正履, 1783-1843)·이정관(李正觀, 1792-1854)·박규수(朴珪壽, 1807-1877) 등 연암(燕巖) 집안, 이명오(李明五)·이만용(李晩用, 1792-1863) 등 박옹(泊翁) 집안을 비롯한 문인학자들 뿐만 아니라, 김영(金泳)·상득용(尙得容)·임덕경(任德卿)·변사유(卞士裕)·이헌명(李憲明) 등과도 교유하며, 천문·기하·산술 등 다방면에 남다른 재능을 발휘하였다.
그는 일찍이 과거를 포기하고 평생 동안 독서지사를 자처하며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시기별로 묶은 『현수갑고(峴首甲藁)』 10권(권9, 10 缺)·『표롱을첨(縹礱乙㡨)』 16권·『항해병함(沆瀣丙函)』 10권(권3 缺) 등 3종의 문집뿐만 아니라, 별도로 『숙수념』과 『서림일위(書林日緯)』, 『사부송유(四部誦惟)』 등이 전한다. 이 가운데 「수여방필(睡餘放筆)」·「수여연필(睡餘演筆)」·「수여난필(睡餘瀾筆)」·「수여난필속(睡餘瀾筆續)」 등 소위 ‘수여삼필(睡餘三筆)’과 『숙수념』, 『서림일위』는 필사되어 널리 읽힌 것으로 보인다.
구성 및 내용
『숙수념』은 사대부 지식인(경화세족)의 생활과 문화를 10념(念) 16관(觀)으로 구상·기획한 저술이다. 『숙수념』은 사대부 지식인(경화세족)의 생활과 문화의 다양한 영역을 9개 분야로 설정하고, 분야별로 자신의 구상을 밝히고 문학작품으로 그 구상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기획하여 ‘념(念)’이라 명명하고, 자신의 저술은 ‘읽을(讀)’ 것이 못되고 단지 ‘볼(觀)’ 수 있다는 의도로 ‘관(觀)’으로 칭하였는데, ‘권(卷)’의 다른 이름이다.
책의 서두에 별도로 『숙수념조관(孰遂念肇觀)』을 설정하고, 「표례(標例)」·「조괄(條括)」·「계관(誡觀)」이 있다. 「표례(標例)」는 책의 범례에 해당하고, 「조괄(條括)」은 각 관(觀)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으로 목차의 성격이며, 「계관(誡觀)」은 『숙수념』을 읽을 때 주의사항을 제시한 일종의 독서지침이다.
『숙수념』의 구성은 10념(念) 16관(觀)이다. 목차에 해당하는 「조괄(條括)」을 토대로 수록작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孰遂念』 一
『孰遂念肇觀』 : 「標例」, 「條括」, 「誡觀」
『孰遂念第一觀』(甲爰居念上) : ○一叙祠堂正寢影堂之制 ○二叙內舍柔嘉閤(有上梁文, 「柔嘉閤上梁文」) ○三叙外舍角巾堂(有上梁文, 「角巾堂上梁文」)帶叙池亭名淸芙(有記, 「淸芙亭記」) ○四叙靜存齋(有銘, 「靜存齋銘」)牽叙藏書樓名縹礱閣者(有記, 「縹礱閣記」) ○五叙西別院三所曰三籟軒曰逍遙舘曰息焉窩(以上皆有記, 「三籟軒記」, 「逍遙舘記」, 「息焉窩記」) ○六叙南別院三所(一院有詩二院有賦三院有序及詩, 「南一院歌」, 「南二院賦」, 「南三院春賞序」) ○七叙庫廏廊門 ○八叙東牆外三宅一曰用壽院掌醫藥一曰三再院掌蓄錢財施貧窮一曰津逮舘聚文士藏書籍之所(以上皆有記, 「用壽院記」, 「三再院記」, 「津逮舘記」)
『孰遂念第二觀』(甲爰居念下) : ○九叙吾老園(有記, 「吾老園記」)有西潭瀑壁之奇東潭雙瀑之雄(皆有詩, 「西潭詩」, 「東潭詩」)兩潭皆有亭西曰壯哉亭東曰巢松亭(皆有記, 「壯哉亭記」, 「巢松亭記」)有三光洞天(有賦, 「三光洞天賦」)洞中有太虛府(有記, 「太虛府記」)府中有絳霄臺(有銘, 「絳霄臺銘」)洞外有竹林道觀(有詩, 「竹林道觀詩」)仍徽及北山之槩 ○十叙東溪(有詩, 「東溪詩(學瀣童子作)」)帶叙南岸處士(有質聘, 「質聘」)有東溪亭(有記, 「東溪亭記」)牽叙南江(有詩, 「南江詩」)有沆瀣樓(有記, 「沆瀣樓記」)牽叙西湖(有詩, 「西湖詩」)有雲水樓(有記, 「雲水樓記」)牽叙神圓寺(有偈, 「神圓寺偈(海居子作)」)
『孰遂念第三觀』(乙各授念) : ○一叙掌禮(有箴, 「掌禮箴」) ○二叙掌訓(有箴, 「掌訓箴」) ○三叙文友(有箴, 「文友箴」) ○四叙談友(有箴, 「談友箴」) ○五叙掌憲(有箴, 「掌憲箴」) ○六叙掌藏(有箴, 「掌藏箴」) ○七叙掌産(有箴, 「掌産箴」) ○八叙掌書籍(有箴, 「掌書籍箴」) ○九叙掌記錄(有箴, 「掌記錄箴」) ○十叙掌醫藥(有箴, 「掌醫藥箴」) ○十一叙掌三再院(有箴, 「掌三再院箴」) ○十二叙津逮舘長(有箴, 「舘長箴」) ○十三叙奴婢(皆有箴, 「奴箴」, 「婢箴」) ○十四叙類兼
『孰遂念』 二
『孰遂念第四觀』(丙有秩念) : ○一總叙冠昏 ○二叙冠 ○三叙昏 ○四叙喪 ○五總叙祭祀帶論生日影堂之制(有影堂議, 「影堂議」) ○六叙時祭 ○七叙忌日 ○八叙墓祭帶叙碑誌石儀之類(有墓誌式, 「墓誌式」) ○九叙影堂祭 ○十叙朔望俗節參晨謁 ○十一叙廟中之制 ○十二叙地神祭 ○十三叙居家禮家講 ○十四叙惇會(有儀, 『惇會儀』) ○十五叙嘉會(有儀, 『嘉會儀」, 「嘉速」, 「嘉陳」, 「嘉迓」, 「初觶」, 「嘉講」, 「再觶」, 「嘉討」, 「三觶」, 「嘉飽」, 「嘉成」, 「嘉退」, 「省儀」) ○十六叙文會(有儀附序, 「文會儀」, 「朔會」, 「望會」, 「雜例」, 「附三會儀序」)帶叙時課(有式, 「時課式」) ○十七叙奴婢禮 ○十八叙冠衣之制
『孰遂念第五觀』(丁五車念上) : ○一叙古書籍 ○二叙新修書籍有易集說書集說詩集說三禮集說春秋集說四書集說薈雅通鑑綱目會統全史通東史綱目諸子彙農書稽疑全書壽民全書單方鈔附焉兵書歷代文選(以上皆有序, 「易集說序」, 「書集說序」, 「詩集說序」, 「三禮集說序」, 「春秋集說序」, 「四書集說序」, 「薈雅序」, 「通鑑綱目會統序」, 「全史通序」, 「東史綱目序」, 「諸子彙序」, 「農書序」, 「稽疑全書序」, 「壽民全書序」, 「兵書序」, 「歷代文選序」) ○三叙藏庤 ○四叙自著書及可考文牘
『孰遂念』 三
『孰遂念第六觀』(丁五車念中) : ○五叙別藏而沆瀣樓之藏唯家庭文字有豊山世稿先集家言家庭唱酬錄續史略公穀合選唐名臣言行錄(以上或有序跋而皆不錄)學海內外篇恒言續史略翼箋(有序不錄)讀易雜記尙書補傳春秋備考(有序及問答, 「春秋備考序(淵泉先生作)」, 「春秋問答(淵泉先生作)」)三韓名臣錄東史世家元史略北行錄福壽雙會(有序, 「福壽雙會序(淵泉先生作)」)訂老(有題, 「訂老題(淵泉先生作)」)諸子精言(有跋三十三篇(淵泉先生作), 「管子精言跋」, 「晏子精言跋」, 「關尹子精言跋」, 「文子精言跋」, 「孫子精言跋」, 「吳子精言跋」, 「商子精言跋」, 「荀子精言跋」, 「列子精言跋」, 「鶡冠子精言跋」, 「韓子精言跋」, 「呂覽精言跋」, 「孔叢子精言跋」, 「賈子精言跋」, 「淮南子精言跋」, 「楊子精言跋」, 「文中子精言跋」, 「逸周書精言跋」, 「司馬法精言跋」, 「六韜精言跋」, 「三略精言跋」, 「新語精言跋」, 「繁露精言跋」, 「韓詩精言跋」, 「大戴精言跋」, 「鹽鐵論精言跋」, 「新序精言跋」, 「說苑精言跋」, 「白虎通精言跋」, 「中論精言跋」, 「潛夫論精言跋」, 「申鑒精言跋」, 「顔氏精言跋」,)
『孰遂念第七觀』(丁五車念下) : ○六承前段之叙有記里經洪氏讀書錄擬古詩集(以上皆有序, 「記里經序」, 「洪氏讀書錄序(淵泉先生作)」, 「擬古詩集序(淵泉先生作)」)明文選(有序及小識六篇, 「明文選目錄序」, 「選皇明文小識(淵泉先生作)」, 「選甲集小識」, 「選乙集小識」, 「選丙集小識」, 「選丁集小識」, 「選戊集小識」)靜觀十述壯遊八志(皆有序及義例, 「靜觀十述序」, 「靜觀十述義例(淵泉先生作)」, 「壯遊八志序」, 「壯遊八志義例(淵泉先生作)」)永嘉三怡集(有序不錄)象藝薈粹(有序附儷律考, 「象藝薈粹序」, 「附儷律考」)大東文雋(有序及小題, 「大東文雋序」, 「東文十二家小題」)沆瀣一書 ○七叙雲水樓草史(有序, 「雲水樓草史序」) ○八叙曝晒燕飮(有海書, 「海書」)
『孰遂念』 四
『孰遂念第八觀』(戊三事念) : ○一叙理産用財而以周卹施予爲主 ○二叙蓄儲器用新异者有觀天鏡觀地鏡觀海鏡時花聽遠簫(以上皆有銘, 「觀天鏡銘」, 「觀地鏡銘」, 「觀海鏡」, 「時花銘」, 「聽遠簫銘」)如意枕(有銘幷序, 「如意枕銘」)定痛珠凉簾煖裘(以上皆有贊, 「定痛珠贊」, 「凉簾贊」, 「煖裘贊」)兼美丌(有銘, 「兼美丌銘」)半圓儀器懸組矩度筭器(有圖)羣經目錄屛歷代圖屛四時圖屛 ○三叙餘器之有銘識者鼎杖酒壺浴槃倚几投壺琴釰扇小車香爐硯燈繅車織機尺斛(以上皆有銘, 「鼎銘」, 「杖銘」, 「酒壺銘」, 「浴槃銘」, 「倚几銘」, 「投壺銘」, 「琴銘」, 「釰銘」, 「扇銘」, 「小車銘」, 「香爐銘」, 「硯銘」, 「燈銘」, 「繅車銘」, 「織機銘」, 「尺銘」, 「斛銘」)
『孰遂念第九觀』(己兢遵念) : ○一叙言語之戒 ○二叙酒色之戒 ○三叙出入之戒帶叙婦女 ○四叙交遊之戒 ○五叙服飡器玩之戒 ○六叙技藝之戒帶叙技藝之時可出入者有文苑雅戱(有圖譜, 「文苑雅戱圖譜」)韻戱(有記例, 「韻戱記例」)游藝譜(有譜, 「游藝譜」)集字詩(有發例二篇, 「發例一」, 「發例二」)散字合驗之戱猜心盤(有圖式, 「圖式」)猜拳新方(有發例, 「發例」)而仍戒不可耽著之義
『孰遂念』 五
『孰遂念第十觀』(庚式敖念) : ○一叙近宅游覽(有西湖早春詩南江晩春詩雨後西潭詩雨後東潭詩秋汎南江詩秋汎東溪詩移居太虛府詩訪道士詩訪上人詩北山遊記及詩東溪雪中訪南岸處士詩, 「西湖早春詩」, 「南江晩春詩」, 「雨後西潭詩(學瀣童子作)」, 「雨後東潭詩」, 「秋汎南江詩(海居子作)」, 「秋汎東溪詩(海居子作)」, 「移居太虛府詩」, 「訪道士詩(學瀣童子作)」, 「訪上人詩」, 「遊北山記」, 「遊北山詩」, 「東溪雪中訪南岸處士詩」) ○二叙宅中玩賞帶叙婦女 ○三叙燕會有俗節及游賞時小集(有儀, 「小集儀」)有監耕(有儀監穫同, 「監耕儀」)督饁(有儀, 「督饁儀」)監穫蠶績成(有儀, 「績成儀」)之節築室鋟書及宅小役皆有工匠之饋又有臘後大醵(有儀, 「臘醵儀」) ○四叙談辯著述之適情(有友談, 「友談」) ○五叙書籍消遣有分篇直日法(有發例, 「發例(詩經)」)溫經覓字法尙友法(有發例, 「發例」)帶叙尙友書(有全書, 「尙友書」) ○六叙翰墨游戱有連環兼回文詩回文儷語(皆有發例, 「發例」, 「發例」)韻部集字文(有發例二篇, 「史贊」, 「答仲(淵泉先生作)」)集句文(有發例二篇及後題, 「上書家兄」, 「答書(淵泉先生作)」, 「集八家文後題(淵泉先生作)」)猜謎(有奇謎六則, 「奇謎一」, 「奇謎二」, 「奇謎三」, 「奇謎四」, 「甘誓」, 「武成」)牽叙回文文及分符合璧體(皆有發例, 「半例」, 「半例」)之難工末又申無益之戒
『孰遂念』 六
『孰遂念第十一觀』(辛動智念) : ○一叙行路裝齎及從率之宜 ○二叙途中詢訪行往之宜避危省患之方 ○三叙奴店 ○四叙婦女行役 ○五叙少年行役中不可廢業 ○六叙途中繙書 ○七叙遠遊勝覽帶申冒險之戒尾及紀行之略 ○八叙神遊(有筆游記, 「筆游記(淵泉先生錄)」, 「附雲貴路程」, 「附柳州路程」,「附西凉路程」)
『孰遂念第十二觀』(壬居業念伯) : ○一叙老人之不可廢學 ○二叙溫誦其目有四部誦惟(有目錄幷詮, 「四部誦惟目錄(淵泉先生錄)」,「四部誦惟詮」)又有別本(有目錄, 「四部誦惟別本目錄」)帶叙翕宗(有時言一段, 「時言一段」)
『孰遂念第十三觀』(壬居業念仲) : ○三叙著述(有眞藏經全部時言節錄四十六則狂吁二篇, 「眞藏經」, 「時言」, 「狂吁上」, 「狂吁下」)其著爲名目者有東國性理大全東國近思錄東世說東事文類聚小學續外篇(以上皆有序, 「東國性理大全序」, 「東國近思錄序」, 「東世說序」, 「東事文類聚序」, 「小學續外篇序」)
『孰遂念』 七
『孰遂念第十四觀』(壬居業念叔) : ○四叙百家書之奚究奚否(有幾何新說, 「幾何新說」) ○五叙一函三寶(有序, 「一函三寶序」)帶叙小說之不可看牽叙幷世文章之奇偉者 ○六叙路珍(有序, 「路珍序(學瀣童子作)」) ○七叙游戱之文不必多作(有十二樓記, 「十二樓記周觀圖」) ○八叙月講月式(皆有規, 「月講規」, 「月式規」) ○九總論以結之 ○十叙出處之宜
『孰遂念第十五觀』(壬居業念季) : ○十一叙婦女訓範 ○十二叙子弟修業立志帶叙應擧文之不宜專治文章立脚之宜高 ○十三叙觀史論古今(有焚藁識, 「焚藁識」)帶叙讀史三鈔(有發例三則幷題, 「發例」, 「發例」, 「發例」, 「讀史三鈔題」) ○十四叙本朝典故之當熟考(有無標題冊子及夢覺, 「無標題冊子」, 「夢覺」) ○十五叙反己求心之要 ○十六叙考證之無益(有戒言三篇, 「戒言上」, 「戒言中」, 「戒言下」) ○十七叙小知小能姱矜之戒帶叙月星世界自天觀地之說 ○十八叙東諺(有少鈔二十三則, 「東諺少鈔」)牽叙東人字音之近古 ○十九叙失學者當務 ○二十叙貨財召烖之可懼 『孰遂念第十六觀』(癸孰遂念) : ○一叙著書之意 ○二叙名書之原 ○三叙或人之說孰遂念當作夙隨濂(有賦及詩, 「夙隨濂賦」, 「夙隨濂行」)
먼저, 『갑원거념(甲爰居念)』(제1~2관)은 저택과 장원으로 구분된 주거공간을 배치하고, 『을각수념(乙各授念)』(제3관)은 친족자제와 빈객들의 책무 분담 등 사대부가의 책무를 기술하고, 『병유질념(丙有秩念)』(제4관)은 사대부가의 각종 의례와 모임, 규칙 등 준수의례를 제시한다. 또한 『정오거념(丁五車念)』(제5~7관)은 독서할 서적과 소장한 서적 등 독서에 대한 내용이며, 『무삼사념(戊三事念)』(제8관)은 각종 재산의 출입과 다양한 기물의 사용을 설명한다. 『기긍준념(己兢遵念)』(제9관)은 언어와 주색, 교유 및 놀이문화 등 삼가고 경계할 내용에 해당하고, 『경식오념(庚式敖念)』(제10관)은 유람과 완상, 각종 의절과 문자유희 등 여가생활을 기술하며, 『신동지념(辛動智念)』(제11관)은 여행과 관련한 제반 수칙과 범절 등을 제시하며, 『임거업념(壬居業念)』(제12~15관)은 학문과 저술 등 학업과 관련한 내용을 전반적으로 설명한다. 끝으로 『계숙수념(癸孰遂念)』(제16관)은 『숙수념』의 내용을 포괄하는 전체의 서설에 해당한다.
『숙수념』은 황주성의 「장취원기」와 관련이 깊다. 특히 “『숙수념』은 「장취원기」에서 나온 것이다”는 이정리의 언급이 주목된다.(『沆瀣丙函』 권5, 「睡餘瀾筆」 上 7 참조) 『숙수념』의 1, 2관은 「갑원거념」으로 저택과 장원에 대한 설계와 구상이 담겨 있다. 그러므로 이정리는 『숙수념』 1, 2관을 읽고서 황주성의 상상속의 정원인 「장취원기」를 떠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항해도 『숙수념』의 저술이 「장취원기」에 촉발되었음을 인정하면서도, ‘배포장구(排鋪匠搆)의 대략을 터득하고 체제를 크게 환탈(幻脫)하여’ 『숙수념』을 저술했음을 강조한다. ‘환탈-환골탈태(換骨奪胎)’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세계의 창조를 의미한다. 그의 말대로 상상속의 정원에 해당하는 「장취원기」에서 『숙수념』이란 전혀 다른 거대한 세계를 창조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항해가 당시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 1737-1805)의 문장에 심취했던 점과 선변(善變)을 중시하는 문장론이 『숙수념』의 저술과 일정정도 관련이 있다. 앞서 거론한 환탈(幻脫)도 선변(善變)에 무게중심이 있으며, 연암을 연상시키는 언급을 『숙수념』 도처에 표현한다는 점이 그 반증이다. 항해는 1828년을 전후한 무렵에 이정리를 통해서 『연암집』을 탐독하고, 자신의 변해가는 모습에서 연암을 발견했다고 언급할 정도로 심취한다.(『縹礱乙㡨』 권5, 「讀燕岩集」 참조) 그는 『연암집』을 읽고 돌려주면서 그 감회를 솔직하게 토로하며, 연암의 「녹앵무경서」의 내용을 패러디하여 자신의 꿈과 연결시켜 이해한다.(『縹礱乙㡨』 권6, 「與李醇溪書」 참조) 연암이 꿈의 내용을 기록한 「녹앵무경서」가 빼어난 문장이 되었듯이, 꿈속의 광경도 하나의 문장이 될 수 있음을 깨달은 듯하다. 때문에 연암도 어릴 적에 이러한 꿈을 꾸어서 「녹앵무경서」를 지은 것이 아닐까 추측하기도 한다. 특히 연암의 문장을 접하면서 선변(善變)을 중시하고 꿈에 대한 인식이 심화된다.
이러한 연암 문장에 대한 심취는 신유(神遊)의 세계에 해당하는 『숙수념』의 저술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항해는 『숙수념』에서 자신이 어린 시절에 지은 「십이루기(十二樓記)」를 연암의 『방경각외전』에 견준다.(『孰遂念』 제14관 참조) 또한 거대한 우주론을 끌어들여 소지(小知)와 소능(小能)을 경계한 글은 흡사 연암이 『열하일기』에서 중국 인사들과 필담하는 과정에서 우주담론을 거론하여 지구중심의 세계관을 부정하고 나아가 중국 중심의 세계관을 부정하는 대목을 연상시킬 정도다.(『孰遂念』 제15관 참조) 그러므로 『숙수념』이 「장취원기」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하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연암의 영향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좀 더 추론한다면, 항해는 『숙수념』을 저술하면서 연암을 상당히 의식한 듯하다. 『숙수념』을 신유(神遊)로 단정한 대목은 도리어 연암의 『열하일기』를 떠올리게 한다. 연암이 연행(燕行)을 통해서 『열하일기』를 저술했다면, 항해는 연행이란 실유(實遊)가 아닌 신유(神遊)를 통해서 『숙수념』을 저술한 셈이다.
『숙수념』 10념(念) 16관(觀)은 기존 저술과는 전혀 다르다. 특히 『숙수념』의 주제를 10념(念)으로 설정한 것은 항해의 의도가 담겨져 있을 법하다. 특히 젊은 시절에 지은 「卜居識」와 「治家說」은 『숙수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卜居識」는 과거를 단념하고 은거의 길을 선택하여, 자신의 실우원정(室宇園庭)에 모두 이름을 부여하고 용행사장(用行舍藏)의 뜻을 붙인 글로, ‘小識’를 통해서 자신의 거처를 유기적이고 체계적으로 피력하고 명명(命名)한 뜻을 상세하게 피력한다.(『峴首甲藁』 권2, 「卜居識」 참조) 복거(卜居)에 대해 남다른 관심과 의미 부여를 알 수 있다. 더욱이 『숙수념』의 「갑원거념」은 복거(卜居)에 대한 인식과 당시 경화세족의 주거문화가 일정정도 반영된다.
「치가설(治家說)」은 희문의 일종으로, 집안 사정은 나 몰라라 하고 책 읽기에만 열중하던 항해와 객이 나눈 대화다.(『峴首甲藁』 권1, 「治家說」 참조) 기발한 착상과 학문적 박식을 유감없이 드러낸 글로, 집안을 다스리는데 등장한 인물들은 하나같이 독서를 통해서 접한 옛사람들이다. 즉,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지만 책 속의 옛사람은 독서를 통해서는 집안을 다스릴 수 있다. 『숙수념』의 세계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모두 하나같이 책 속의 기록과 같았다” 혹은 “책에 기록한 바와 조금의 차이도 없었다”는 언급은 「치가설」의 연장선상이다. 그렇다면 『숙수념』의 10념(念)은 무엇과 연관되는 것인가? 실제, 십념(十念)에 해당하는 「계숙수념(癸孰遂念)」은 도리어 『숙수념』의 서설에 해당한다. 이는 천간(天干)에 해당하는 십간(十干)과 연관이 깊다. 우선 계(癸)를 살펴보면, 『사기(史記)·율서(律書)』에는 “계는 헤아린다는 것이니, 만물을 헤아릴 수 있음을 말한다.(癸之爲言揆也, 言萬物可揆度也, 故曰癸.)”고 밝힌다. 때문에 「계숙수념」은 『숙수념』의 서설에 해당하면서도 제일 끝에 놓여 나머지 9념을 총괄한다. “누구를 위하여 말하며, 누구로 하여금 읽게 하며, 누구를 생각하여 서술하며, 누가 이루어 회복하겠는가?”(『孰遂念』 제16관 참조)라는 언급은 『숙수념』의 성격과 내용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갑원거념」에는 주거공간의 구상과 설계가 수록되는데, 이 역시 “갑은 만물이 껍질을 깨고 나옴을 말한다.(甲者, 言萬物剖符甲而出也.)”는 내용과 관련이 깊다. 그러므로 만물이 처음 탄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거처가 밝지 못하면 뜻이 넓지 못하고, 보는 것이 통창하지 못하면 정신이 왕성하지 못하다.”(『孰遂念』 제1관 참조)고 하여, 사대부문화에서 주거의 필요성을 재차 확인한다.
『숙수념』의 10념(念)은 무의미한 설정이 아니라 항해가 의도한 주제를 십간(十干)의 뜻에 부합하도록 배치한다. 따라서 10념(念)의 주제 설정은 십간(十干)과 마찬가지로 상호간에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연관을 맺는다.
또한 10념(念)에는 16관(觀)이 각각 배속되는데, 이 역시 항해의 의도와 십간의 뜻에 부합한다. 「갑원거념」에 2관(1, 2관)이 배속된 것은 당시 사대부들의 주거문화와 관련이 깊다. 특히 「갑원거념」 1관의 저택을 內舍와 外舍로 구분한 것은 「복거지」의 내침(內寢)과 외침(外寢)을 확장시킨 개념이다. 또 「갑원거념」 2관의 장원을 오로원과 동계·남강·서호 일대로 구분하는데, 중국과는 달리 저택과 장원을 구분하던 당시 사대부문화와 관련이 깊다.
이밖에도 『정오거념』에 3관(제5~7관)이 배속된 것은 ‘惠施多方, 其書五車(『장자(莊子)』, 「천하(天下)」)’와 ‘男兒須讀五車書’, ‘讀書曰士, 從政曰大夫.’라는 말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정사를 참여하지 않는 사대부에게 저술과 독서는 매우 중요하다. 또한 『사기(史記)·율서(律書)』에 따르면, “정은 만물이 왕성함을 말한다.(丁者, 言萬物丁壯也, 故曰丁.)”고 하였으니, 다른 념(念)과는 달리 3관을 배속하여 중시한다.
이렇듯 『숙수념』의 구성과 체제는 독특하고 참신하다. 이는 일찍이 방대한 분량의 저술을 대비하여 구상한 내용과 연관이 깊다.(『縹礱乙㡨』 권12, 「睡餘放筆」 上 61 참조) 방대한 저서는 내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서설(序說)이 필요하다. 『서상기』는 원(元)의 왕실보(王實甫)가 지은 장편의 잡극으로, 본래 당(唐)의 원진(元稹)이 지은 『앵앵전(鶯鶯傳)』에서 나왔는데, 『회진기』는 『앵앵전』의 다른 이름이다. 즉 『회진기』만 보더라도 장편의 잡극 『서상기』 전체를 알 수 있듯이 방대한 저술도 마찬가지로 서설이 필요하다. 다음은 목차다. 사마온공은 294권의 『자치통감』을 찬술하고서 별도로 30권에 달하는 『자치통감목록』을 짓는다. 그렇다면 수십 권의 저서라면 목차는 몇 권을 넘지 않는 선에서 작성해야 한다. 서설을 갖추고 목차를 완성한 다음에는 원서(原書)를 그 뒤에 덧붙여 놓으면 체제가 매우 참신하고 보기에도 편리한 저서가 완성된다.
그는 한 번도 시험해 보지 못했고, 『숙수념』의 「조괄(條括)」에서 그 구상을 실천한 적이 있지만 미비하다고 밝힌다. 실제로 『숙수념』을 펼쳐 보면, 이러한 구상과 매우 흡사하다. 『서상기』와 『회진기』의 관계는 『숙수념』에서 「계숙수념(癸孰遂念)」을 연상시킨다. 「계숙수념」은 책의 말미에 위치하지만 실질적인 서설(序說)이다. 목차와 관련해서는 『숙수념』에는 따로 목차가 없으므로「조괄(條括)」이 여기에 해당한다.(『孰遂念』, 「孰遂念肇觀」, 「標例」 참조) 「표례(標例)」에 따르면 참고하는데 편리함을 제공하고 잊어버리는 것을 대비하고자 글의 앞뒤에 표시를 붙인다.(『孰遂念』, 「孰遂念肇觀」, 「標例」 참조) 「조괄(條括)」은 각각 념(念)마다 수록 순서에 따라 숫자를 부여하고 그 내용을 요약한다. 예를 들면, 『숙수념』을 읽다가 표롱각(縹礱閣)이 나오면 글자 바로 밑에 ‘갑사(甲四)’라고 쓰여 있는데, ‘갑사(甲四)’는 「갑원거념」의 네 번째에 표롱각 관련 자료가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조괄(條括)」은 목차가 아니면서도 실질적인 목차다. 그러므로 체제가 참신하고 보기에도 편리한 저서는 바로 『숙수념』을 의식한 발언이다.
이 밖에 『숙수념』의 각각 념(念)에서도 유기적이고 체제적인 구성과 선변(善變)을 중시하는 항해의 의도가 확인된다. 일례로 「갑원거념」을 살펴보면, 이러한 의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장취원기」가 장원과 취원의 승경을 서술하고 일률적으로 칠언절구(七言絶句)로 형상화하는데, 항해는 외사(外舍)의 서별원(西別院) 3곳과 내사(內舍)의 남별원(南別院) 3곳을 서술하고 형상화하는데도 독창적인 면모를 보인다. 서별원 3곳은 삼뢰정(三籟亭)․소요관(逍遙館)․식언와(息焉窩)로 이름이 제각각이지만 모두 기문(記文)으로 형상화하고, 남별원 3곳은 남일원(南一院)․남이원(南二院)․남삼원(南三院)으로 이름은 유사하지만 하나는 시(詩)로 다른 하나는 부(賦)로 나머지는 서문(序文)과 시(詩)로 서로 다르게 형상화한다. 또한 선비들이 거처하고 서적을 소장하며 저술을 하는 공간인 「진체관기」를 읽어보면, ‘진(辰)’이란 글자에 착안하여 방위의 의미에서 문장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다시 율력(律曆)에서 월령(月令)으로 점층적으로 그 의미를 확장하여 논의를 전개한다.(『孰遂念』 제1관, 「津逮館記」 참조) 이는 그가 대상에 부합하는 것으로 건물을 명명하거나 문장을 지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따라서 『숙수념』은 10념(念)의 주제 설정과 16관(觀)의 유기적인 구성을 통해서 기존 저술과는 변별되는 독특하고 참신한 저술이 된다.
항해는 『숙수념』의 세계를 암시하는 언급을 도처에 숨겨놓는다. 때문에 독자는 수수께끼를 풀어가듯이 하나씩 차근차근 단계를 통과해야만 『숙수념』의 세계로 들어갈 수가 있다. ‘『숙수념』의 세계는 무엇이다’고 알려주기 보다는 독자가 직접 깨달아서 그 세계로 들어올 것을 주문한다.(『孰遂念』 제11관 참조) 신유(神遊)는 현실보다는 꿈에 가깝다. 동방삭(東方朔)이 저술한 『십주기』와 『신이경』은 신유(神遊)의 세계로 그 내용은 황당무계하고 허무맹랑하기가 그지없다. 한마디로 어리석은 사람을 앞에 앉혀 두고 꿈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꼴이다. 항해는 『숙수념』을 신유(神遊)의 지침서로 천명하면서도 독자에게 스스로 그 의미를 찾으라고 강요한다. 이는 황당무계하고 허무맹랑한 저들과는 변별되는, 『숙수념』에 구현된 신유(神遊)의 세계를 의미한다. 실제로 『숙수념』은 꿈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질빙(質聘)」·「삼광동천(三光洞天)」·「태허부(太虛府)」는 모두 꿈속의 광경이다.(『縹礱乙㡨』 권12, 『睡餘放筆』 上 4 참조)
『숙수념』의 세계는 『숙수념』의 관건으로 일컬어지는 「진장경」에서 그 면모가 확인된다. 일찍이 한장석은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에 견주는데, 그의 세계관과 철학적 사유가 피력된 것으로 읽을 수 있다. 그는 천(天)․지(地)․인(人)을 언급하고 그 관계를 정립한다.(『孰遂念』 제13관, 『眞藏經』 참조) 천(天)은 지극히 허(虛)한 세계이고, 지(地)는 지극히 실(實)한 세계다. 그런데 인간은 천지(天地)의 조화와 허실(虛實)의 작용으로 생겨나서 평생 재천리지(戴天履地)하며 허실(虛實)의 세계를 살아간다. 이러한 허실의 세계는 인간의 눈과 귀, 마음에도 마찬가지로 존재한다.(『孰遂念』 제13관, 『眞藏經』 참조) 눈과 귀, 마음은 한계가 있어 인식할 수 있는 세계[實]와 그렇지 못한 세계[虛]가 공존한다. 그러므로 인식의 한계를 뛰어넘어 인식하지 못하는 세계까지 나아갈 것을 주문한다.
꿈속의 광경이 허라면, 현실의 광경은 실이다. 꿈속의 기이한 광경과 마찬가지로 현실에서 눈앞에 만나는 광경도 형용하거나 표현할 수 없고, 아울러 현실에서 꿈속의 광경을 만나기도 한다.(『縹礱乙㡨』 권13, 『睡餘放筆』 下 81 참조) 그는 세계를 꿈[虛]과 현실[實]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순환한다고 여긴다. 그러므로 인간은 천지[虛實]의 세계에서 태어나서, 인식하는 세계[實]와 인식하지 못하는 세계[虛]를 살아가며, 반복·순환하는 꿈[虛]과 현실[實]을 마주한다.
꿀을 물에 타서 마시는 비유를 통해서 담농(澹濃)의 문제를 거론한 대목은 허실과 관련이 깊다.(『沆瀣丙函』 권1, 「澹濃窩記」 참조) 꿀물을 마실 적에는 꿀과 물이 골고루 섞여 담백한 맛[澹]과 진한 맛[濃]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만 꿀물은 제 맛을 낸다. 그림도 마찬가지로 흰 바탕에 채색이 더해져 완성되는데, 흰색과 채색이 서로 조화를 이룰 때 훌륭한 작품이 완성된다. 즉, 꿀물의 담농(澹濃)과 그림의 백채(白采)는 허실에 상응하는 개념이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세계는 허와 실이 조화를 이룬 상태, 즉 꿈과 현실이 어우러진 세계다.
다시 『숙수념』의 세계로 돌아가 보면, 「숙수념」의 세계-신유(神遊)의 세계-는 꿈과 현실이 어우러진 세계를 의미한다. 때문에 신유(神遊)로 점철된 『십주기』·『신이경』과는 변별되는 『숙수념』의 세계-神遊의 세계-를 독자에게 찾으라고 주문한다. 이는 『숙수념』의 세계가 神遊[꿈]에 치우쳐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가 아니라, 현실에 바탕하여 神遊[꿈]가 펼쳐지는 이른바 꿈과 현실이 어우러진 세계를 일컫는다.
그는 꿈을 매개로 『숙수념』의 세계를 설명한다.(『孰遂念』 제16관 참조) 『숙수념』은 작은 틈을 경유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세계이며, 그 곳에 펼쳐진 저택과 장원은 바로 주거공간에 해당하는 「갑원거념」의 내용이다. 항해자는 객과의 대화에서 재차 ‘마음과 지식[心知]’을 거론한다. 『숙수념』의 세계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까지 생각하고 알지 못했던 것까지 알아야 인식할 수 있는 세계이며, 실재하는 세계[현실]와 실재하지 않는 세계[꿈]가 어우러진 세계다. 그러므로 『숙수념』의 세계를 믿지 않던 현실에서 꿈의 세계로 들어가 『숙수념』의 세계를 두루 구경한 다음, 꿈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오면서 『숙수념』의 세계를 믿는다. 앞서 『숙수념』의 세계는 반복·순환하는 꿈과 현실의 세계라고 지적했듯이, 그는 꿈과 현실이 어우러진 『숙수념』의 세계를 현실-꿈-현실의 순환적 세계로 설명한다.
『숙수념』의 세계는 꼬리에 꼬리를 묻는 수수께끼를 하나씩 풀어가야만 이해할 수 있는 세계다. 때문에 독자들은 『숙수념』을 읽으면서도 그 세계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숙수념』 제사(題辭)로 알려진 한씨문고본(韓氏文庫本) 『숙수념』의 내지에 기록된 내용에서 『숙수념』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孰遂念』 題辭(韓氏文庫本) 참조) 『숙수념』을 읽고 커다란 감동을 받았는데, 나중에 유사룡(劉士龍)의 「오유원기(烏有園記)」를 읽고서야 항해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한다. 「오유원기」는 「장취원기」와 마찬가지로 상상의 정원을 표현한 글이다. 이 글의 작가는 「오유원기」의 내용을 요약하여 『숙수념』의 저술취지를 밝힌다. 형상으로 구하는 것은 있는 듯하나 없고, 뜻으로 깨달은 것은 없는 듯하나 있다. 바로 이것이 항해가 『숙수념』을 저술한 동기이자, 『숙수념』의 세계다. 그러므로 『숙수념』의 세계는 직접 발로 밟을 수는 없지만 눈으로 그려볼 수 있고, 직접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마음으로 상상할 수 있다. 그러니 굳이 지팡이 짚고 찾아 나서지 않더라도 궤석(几席)에 앉아서 두루 구경할 수가 있다. 때문에 항해는 『숙수념』을 완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멀게는 천년의 세월이고 짧게는 하룻밤도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孰遂念』 제16관 참조)
『숙수념』은 우리나라와 관련된 내용이 상당수다. 이는 항해가 『숙수념』을 저술한 동기와도 관련이 깊다. 중국과 우리나라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지적한 대목에서 『숙수념』의 내용과 성격을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다.(『孰遂念』 제5관, 「東史綱目序」 참조) 높은 곳에서 바라보면 크기의 대소에 관계없이 모두 작게 보이듯이, 하늘로부터 아래를 바라보면 중국이나 우리나라나 모두 탄환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자기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지니고 있는 개별성과 우수성을 놓고 본다면 각각 나름의 가치를 지니게 된다. 인용문 말미에 『숙수념』에 대한 중요한 언급이 보인다. 『숙수념』의 내용은 중국에는 없는 우리나라의 일을 기록한 것으로, 중국에서도 그 유래를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저술이다. 이는 항해가 『숙수념』을 저술하면서 기본적으로 품고 있던 생각이다. 그러므로 황주성의 「장취원기」에 영향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설계하고 구상한다.
서지적 가치
『숙수념』은 현재 한씨문고본(韓氏文庫本) 5책(宮·商·角·徵·羽, 연세대 소장), 자연경실장본(自然經室藏本) 8책(버클리대 소장), 규장각본 7책(서울대 규장각 소장)이 전한다. 그 중 자연경실장본(自然經室藏本) 8책은 풍석(楓石) 서유구(徐有榘, 1764-1845)가 홍길주에게 『숙수념』을 빌려가 필사한 것으로, 저간의 사정이 『睡餘瀾筆』에 보인다. 당시 서유구는 홍길주의 『수여방필』과 『수여연필』을 빌려가 자신이 기획한 『동국총서』에 수록하려고 했는데, 이때 『숙수념』도 함께 빌려가 읽었다고 한다.(『縹礱乙㡨』 권15, 『睡餘瀾筆』 下 138 참조) 따라서 현전하는 버클리대 소장의 자연경실장본은 이 무렵 필사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연경실장본 8책은 『숙수념』 7책 가운데, 마지막 7책이 2책으로 중복되어 있다. 아마도 서유구는 『숙수념』을 2부씩 필사하여 자연경실장본을 만든 듯한데, 이후 자연경실장본이 이리저리 흩어지고 수합되는 과정에서 『숙수념』 8책으로 묶여진 듯하다. 현전하는 3종의 필사본은 내용상 큰 차이는 없지만, 연세대 소장 한씨문고본 5책이 선본에 해당한다. 또한 규장각본은 자연경실장본을 대본으로 필사한 것으로 추정되며, 간혹 오자와 탈자가 보인다.
내용적 가치
『숙수념』을 당시에는 ‘이문위장(以文爲戱)’ 혹은 ‘유희지작(遊戱之作)’으로 보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李憲明, 『西淵聞見錄』, 「沆瀣洪先生遺事」 80 참조) 이는 장조(張潮)가 「장취원기(將就園記)」를 ‘유희필묵(遊戱筆墨)’으로 단정한 것과 연관이 깊다.(張潮, 「將就園記小引」 참조) 그러므로 「장취원기」의 영향을 받은 『숙수념』도 그 연장선상에서 파악한다. 또한 박규수는 『숙수념』을 두고 ‘때를 만나지 못한 선비 중에 비상한 재주를 품은 삶이라면 이런 생각이 없을 수 없다’(朴珪壽, 「孰遂念行」(김영복 소장) 참조)고 하였으니, 박제가(朴齊家, 1750-1805)가 「장취원기」를 평가한 대목(朴齊家, 『北學議』, 「應旨進北學議疏」 참조)과 일맥상통한다. 이를 통해 본다면, 「장취원기」에 대한 인식이 『숙수념』을 대하는 태도에 그대로 반영된다.
이러한 평가와는 달리, 『숙수념』에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여 평가하려는 시도도 있다. 홍우건은 단순한 ‘유희지작(遊戱之作)’이 아니라, 항해의 경술(經術)과 문예(文藝), 치군택민(致君澤民)․경세제민(經世濟民)의 도구를 담고 있다며 의미를 부여한다.(洪祐健, 『原泉集』 권7, 「先府君家狀」 참조) 이후 한장석은 「숙수념」을 내용과 형식에 따라 정치하게 분석하고 적극적으로 의미를 부여하여 항해의 학문과 사상이 오롯이 담겨 있다고 높이 평가한다.(韓章錫, 『眉山集』 권9, 「題孰遂念後」 참조)
『숙수념』은 황주성의 「장취원기(將就園記)」에서 영향을 받아 저술되지만, 「장취원기」와는 달리, 내용과 체제가 독특하고 참신하다. 『숙수념』은 주거공간·사대부의 사무·준수의례·독서·재물·경계·여가생활·여행수칙·학업저술 등 사대부 지식인(특히 경화세족(京華世族))의 생활과 문화를 포괄하는 내용으로, 조선후기(특히 19세기) 경화세족의 생활과 문화에 대한 남다른 구상과 기획을 보여준다.
참고문헌
김철범, 「홍길주 『孰遂念』의 세계-사대부적 교양의 상상력」, 『열상고전연구』 17, 열상고전연구회, 2003.
최원경, 「항해 홍길주의 『孰遂念』-지식과 공간의 인식」, 성균관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8.
최식, 「홍길주의 卜居와 『孰遂念』」, 『동방한문학』 28, 동방한문학회, 2005.
최식, 「홍길주의 꿈과 『孰遂念』」, 『고전문학연구』 31, 한국고전문학회, 2007.
집필자 : 최식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