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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제비급향약오십종치법(廣濟秘笈鄕藥五十種治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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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UCI: RIKS+CRMA+KSM-WZ.0000.0000-20090716.AS_SA_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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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기본정보
· 분류 고서-기타 | 종교/풍속-민속 | 자부-의가류
· 작성주체 이경화(李景華, ?-?) 찬
· 판종 필사본
· 발행사항 [발행지불명] : [발행처불명], [발행년불명]
· 형태사항 1冊 : 無匡郭, 無界, 12行24字 註雙行, 無魚尾 ; 24.0 X 16.8 cm
· 주기사항 表題: 廣濟秘笈 
跋: 聖上十四年歲庚戌季夏進士李景華跋
· 현소장처 미국 버클리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
· 청구기호 31.6

안내정보

『광제비급향약오십종치법(廣濟秘笈鄕藥五十種治法)』 필사본 1책은 18세기에서 19세기 사이에 활동한 의학자 이경화(李景華)가 지은 『광제비급』 권4 「향약단방치험(鄕藥單方治驗)」과 발문을 초출(抄出)하여 성책(成冊)한 것이다. 이 책은 약재명(藥材名)뿐만 아니라 내용 전체를 언해하고 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상세정보

편저자사항
현재 많은 자료에서 『광제비급』의 저자 이경화(李景華)에 대해 숙종 때 충청도에서 송시열의 제자로 활약했으며 『풍계집(楓溪集)』을 남긴 풍계(楓溪) 이경화(李景華, 1629-1706)와 동일 인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풍계 이경화는 1706년에 작고하였으며, 우암 송시열의 문인인 그도 역시 1682년 『구급신방』을 지어 남길 정도로 의약에 해박한 인물이었지만, 『광제비급』의 저술 시기보다 훨씬 앞선 시기의 인물이다. 『광제비급』의 저자인 이경화는 이병모(李秉模)가 1790년 서문을 작성할 당시 생존해 있었으므로 서로 동명이인으로 보아야 마땅하다.
이경화는 18세기에서 19세기 사이에 활동한 평안도 성천(成川) 출신의 의학자이다. 어려서는 관직에 뜻을 두고 유학을 공부하였으나 서북인(西北人)들은 관직 진출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이후로 줄곧 의학에 전념하였다. 그는 고향에서 의학을 베풀던 중 1790년 당시 함경도 관찰사로 부임했던 이병모의 청을 받아들여 『광제비급(廣濟秘笈)』 4권을 저술하였다. 18세기 후반에는 평안도와 함경도에 기근과 전염병이 유행하자, 당시 함경도관찰사 이병모는 제세구민(濟世救民)할 목적으로 의서편찬을 구상하여 주변에 명의를 수소문하던 중에 윤포암(尹圃巖)이라는 사람의 소개로 이경화를 알게 된다. 이병모가 쓴 서문에서 이경화를 백발이라고 소개하고 있고 이경화가 직접 쓴 발문에서는 자신이 의학에 뜻을 둔지 50여년이라고 하였으므로, 이때에 그는 이미 만년의 나이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즉, 『광제비급』을 저술한 이경화는 평생을 의학에 뜻을 두었으며 만년의 역작으로 이 책을 세상에 내어놓은 것이다. 서문에 따르면 『광제비급』은 이경화가 함경도 감영에서 숙식을 해가며 3개월 만에 지었다고 한다. 이로써 우리는 이경화의 의술이 얼마나 빼어났었나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본서는 『광제비급』의 권4와 발문을 취하여 성책한 것인데, 성책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확인되는 정보가 보이지 않는다.
구성 및 내용
『광제비급』은 총 4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내용을 보자면, 권1은 중풍·제궐(諸厥)·오절(五絶 : 사람이 비명에 죽는 다섯 가지)·칠규(七竅 : 사람얼굴에 있는 일곱 구멍)·오발(五發)·옹저(癰疽 : 큰 종기의 총칭)·제상(諸傷)·인후(咽喉) 등의 질환에 대하여 논하고 있고, 권2는 약 250개 항목의 잡병(雜病)에 관한 내용이고, 권3은 부인문(婦人門)·잉부잡병(孕婦雜病)·부인잡병·소아문(小兒門)·두진(痘疹)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으며, 권4는 「향약단방치험(鄕藥單方治驗)」이라는 제목 하에 저자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하여 단방치험(單方治驗)에 대하여 폭넓게 기술하고 있는데, 특히 개개 약재에 대한 수치방법(修治方法)·제조방법·복용량·적응증 등이 비교적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본서는 이 가운데 권4의 「향약단방치험(鄕藥單方治驗)」과 『광제비급』 권미(卷尾)에 붙어 있는 저자 이경화의 발문(跋文)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기할 것은 본서는 발문을 권두에 두고 목차를 둔 다음 내용을 적시하고 있는데, 발문을 권두에 두었다는 것은 표제명이 ‘廣濟秘笈’이지만 필사자(筆寫者)는 별도의 구성으로 책을 구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쉽게도 ‘건권(乾卷)’만 남아 있고 ‘곤권(坤卷)’은 일실된 듯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광제비급』에 실려 있는 약재명(藥材名)에 대한 언해 뿐 아니라 내용 전체를 언해하고 있다는 것인데, 구급(救急)에 큰 비중을 두었던 『광제비급』이라는 책의 목적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본서의 목차와 내용에 따라 본문의 목차를 적시해보면 다음과 같다. 건권은 총 23종의 약재의 치험을 수록하고 있다.
人蔘治驗, 當歸治驗, 黃柏治驗, 大豆治驗, 小豆治驗, 馬齒莧治驗, 香附子治驗, 大黃治驗, 絲瓜治驗, 冬瓜治驗, 葳靈仙治驗, 忍冬治驗, 菖蒲治驗, 蒲黃治驗, 浮萍治驗, 牡鼠屎治驗, 頭垢治驗, 人屎治驗, 人尿治驗, 食鹽治驗, 香油治驗, 生薑治驗, 蔥白治驗
일실된 것으로 여겨지는 곤권의 내용도 대략 추정해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원서의 수록내용과 현전 등사본의 목록 비교를 통해 가능하다. 건권에 수록된 23종의 약재치험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총 27종 약재에 대한 치험을 기록한 내용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광제비급』 및 본서의 목차에 따라 일실된 ‘곤권(坤卷)’의 내용을 적시해보면 다음과 같다.
大蒜治驗, 苦蔘治驗, 百草霜治驗, 艾治驗, 白礬治驗, 鼠粘子治驗, 蒼茸治驗, 蓖麻子治驗, 荊芥治驗, 蛇狀子治驗, 紫蘇葉治驗, 杏仁治驗, 桃仁治驗, 井華水治驗, 百沸湯治驗, 黃土治驗, 地龍屎治驗, 伏龍肝治驗, 硫黃治驗, 麻子治驗, 亂髮治驗, 竹瀝治驗, 田螺治驗, 樑上塵治驗, 皁角治驗, 韭菜治驗, 白芷治驗
서지적 가치
목판으로 된 4권본 『광제비급』이 한국한의학연구원과 규장각(청구기호: 古 7608-1-v.1-4)에 소장되어 있으며, 필사본 『광제비급』이 장서각(청구기호: K3-322 1-4)에 소장되어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시행한 ‘해외소재 한국의학 지식자료조사’ 연구에 따르면 중국내 북경의 중국중의과학원도서관과 상해 생명과학연구원 2곳에 『광제비급』 목판본이 소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4권의 내용을 중심으로 재편하고 언해하여 다시 엮은 본서는 작성자의 독자적인 의도가 담긴 사본류로 유일본에 해당한다.
내용적 가치
본서는 『광제비급』 권4와 내용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지만, 현재 남아있는 권4의 절반을 필사 당시의 우리나라 말로 언해를 해 놓았다는 특이성을 지닌다. 현재 세조대에 간행된 『(언해)구급방』 이후 조선시대 내내 구급을 비롯하여 두창, 마진과 같은 방역전문서, 태산이나 우마(牛馬) 의학과 관련하여 언해의서가 꾸준히 나왔었지만 『광제비급』에 대한 언해본은 보고된 사례가 없다. 『광제비급』 전체가 언해된 것이 아니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권4 수록된 향약치험(鄕藥治驗)에 관한 내용이 언해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광제비급』은 그 서문(序文)에 의하면 1790년, 당시 함경도 관찰사였던 이병모의 주선으로 함경도 관영에서 숙식을 해가며 3개월 만에 지은 의서이다. 이는 저자 이경화의 한의학적 소양이 우수함은 차치하고, 당시 평안도와 함경도에 창궐했던 기근과 전염병에 대비할 서적이 얼마나 급박하게 필요했는지를 말해준다고 하겠다. 『광제비급』은 특히 구급질환에 응용하기 편하도록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따라서 책의 목차도 구급질환이 먼저 나오고 다음으로 잡병, 부인, 소아의 내용이 실려 있다. 본서는 『광제비급』 권4와 발문을 재구성한 것인데, 구급 처방의 극대화를 위해 내용 전체를 언해하고 있다. 언해를 했다는 것은 한문 독해가 불가능한 독자층, 즉 일반 백성들이 쉽게 읽고 깨우치도록 배려하여 의약지식이 빠른 시간에 파급되게 하기 위한 의도를 지니기 때문이다. 이는 『언해구급방(諺解救急方)』, 『구급간이방언해(救急簡易方諺解)』 등 구급에 목적을 둔 의서가 언해되었던 것과 일맥상통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구급 처방의 특이성은 중국 의학과는 차별되는 우리 산하의 약재를 주로 쓴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조선 시대 전반적으로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 가운데 하나는, 처방의 입수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약재 수급이 곤란하다는 점이었다. 때문에 심지어는 가지고 있던 처방을 모두 버리고 수급하기 쉬운 약재들로 자신이 직접 체험한 처방만을 모아 성책(成冊)하는 사례까지 보인다. 본서는 인삼, 당귀, 황백 등 평소에 자주 쓰는 약재 뿐 아니라 숫쥐의 똥[牡鼠屎], 머리의 때[頭垢], 사람의 똥[人屎], 사람의 오줌[人尿], 소금[食鹽], 정화수, 지렁이 똥[地龍屎], 황토, 아궁이 바닥의 누렇게 된 흙[伏龍肝], 들보 위의 먼지[樑上塵] 등 우리 산야나 생활 주변에 널려 있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약재를 취하고 있다.
또한 구급을 다루는 한의서는 전반적으로 한의학에서 다루는 심오한 의론(議論)을 갈파하기보다는 앓고 있는 증상에 즉각 쓸 수 있는 처방을 일대일 대입식으로 연결 지어 놓는 경향이 짙어진다. 특히 단방(單方)을 다룬 경우는 여러 약재의 수급 및 처방이 곤란한 급박한 상황에서 잘 활용될 수 있도록 배려한 측면이 깊다. 이는 우리나라의 전통의학이 민중의 생활현장과 밀착되어 어떻게 자국화(自國化)되어 갔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金斗鍾, 『韓國醫學史』, 探求堂, 1979.
안상우, 「고의서 산책(62)-『廣濟秘笈』」, 『民族醫學新聞』 308, 민족의학신문사, 2001년 3월 5일.
차웅석, 「『廣濟秘笈』에 대한 서지학적 연구」, 경희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7.
안상우 외, 『해외에서 찾은 우리 옛 의학책』, 한국한의학연구원, 2007.
집필자 :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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