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저자사항
편저자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 수 없다. 심재완에 따르면 마에마 교오사쿠가 광서(光緖, 1875-1908)년간에 박제익(朴齊翊)이라는 사람이 편록한 것이라고 했다고 하나 구체적인 단서를 찾을 수 없다.
구성 및 내용
필사본 1책, 총 29장(표지 포함)으로 구성되었다. 책의 크기는 세로×가로 24×15.7cm이다. 면당 7행 내외로 필사하였다. 필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고 매우 정연한 것으로 보아 한 사람이 한 번에 필사한 것으로 짐작된다.
시조 99수와 함께 십이가사 「상사별곡」․「춘면곡」․「구」가 수록되었다. 사설 대부분이 종장 말음보가 생략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시조창 용도로 편집된 가집임을 알 수 있다. 시조는 국한문혼용으로 필사된 반면에, 가사는 순한글로 기록되어 있다. 서발문이나 여타 악곡 정보가 전혀 없다. 따라서 사설의 수록 방식이나 체계를 파악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표지에 “歌謠 全”, 내지에 다시 “歌謠”라고 제목이 표기되어 있다. 첫 장에 붉은 글씨로 작품 색인이 추록되어 있다. 이 색인은 원소장자였던 마에마 교오사쿠가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남훈태평가』와 『가곡원류』와 대교한 후 두 가집에 공출(共出)하는 작품에 대해서는 사설 위에 붉은 글씨로 “南”(37수), “源”(13수)이라는 표시를 하였고, 두 가집 간에 사설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해당 부분에 붉은 글씨로 그 내용을 첨록한 부분이 있다. 대교한 가집은 동양문고 소장본으로 짐작된다. 원소장자가 일차적으로 시조창 대표 가집인 『남훈태평가』와 대교한 후 다시 가곡창 대표 가집인 『가곡원류』와의 비교를 통해 가집의 특성을 파악하려한 흔적으로 판단된다. 다만 『가곡원류』(동양문고본)의 경우 여창(女唱) 부분이 빠져 있었기 때문에 공출 작품수가 13수에 불과하였고, 그 결과 마에마 교오사쿠는 『가요』를 『남훈태평가』와 친연성이 높은 가집이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사설이 시작하는 첫 면의 상단에는 “在山樓蒐書之一”라는 마에마 교오사쿠의 장서인이 찍혀 있다. 이 가집의 필사 연대는 분명하게 파악되지 않는다. 다만 원소장자였던 마에마 교오사쿠가 『고선책보(古鮮冊譜)』에서 광서 계사(癸巳, 1893)년에 필사된 가집이라고 밝히고 있는 점, 지질의 상태 등으로 미루어 1890년 무렵으로 추정된다.
수록 사설 99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포착된다. 다른 가집과 비교해 보면 시조창 가집인 『남훈태평가』보다 오히려 『가곡원류』 계열의 여창과의 공출이 두드러지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공출 작품 수가 『남훈태평가』와는 34수인데 반해 『여창가요록』(양승민본)과는 61수, 『여창가요록』(동양문고본)과는 63수나 된다. 『가곡원류』(국악원본)와는 남창 28수, 여창 63수, 총 91수가 공출하는 데, 이 가운데 남창 21수는 여창과 중복되는 것이어서 실제 공출 작품은 70수이다. 공출 작품 대부분이 여창 사설인 셈이다. 이는 여타 시조창 가집과 비교해도 매우 특이한 양상이다. 『남훈태평가』나 『시여』(이씨본), 『시조』(지씨본)등은 『가곡원류』 여창보다는 오히려 남창 사설과의 공출이 더 많다. 이러한 양상은 사설의 내용 층위에서도 검출된다. 애정과 관련된 작품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점이 그것이다. 99수 가운데 절반이 넘는 55수나 된다. 이 역시 여타 시조창 가집과 매우 다른 양상이다. 이러한 사실은 『가요』가 여창 가곡의 영향권에서 산출된 가집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가집에만 단독으로 출현하는 작품은 총 6수이다. 이들 작품의 가집 번호는 다음과 같다.
49, 50, 53, 55, 63, 66
서지적 가치
그 동안 시조창 계열 가집은 『남훈태평가』를 중심으로 연구되었다. 『남훈태평가』의 특성을 시조창 가집의 일반적 특성으로 치환한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경제(京制) 이외에도 영제(嶺制), 완제(完制), 내포제(內浦制) 등 향제(鄕制)의 분화가 보여주듯 시조창의 연행과 가집의 분화 양상은 그렇게 단일하지는 않다. 『가요』는 바로 이런 점에서 주목을 요하는 자료이다. 『남훈태평가』와 다른 계열 특성을 보여주기 때문에 19세기 말 20세기 초 시조창의 연행 양상을 보다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내용적 가치
『가요』의 수록 사설을 다른 가집과 비교해 보면 특히 『가곡원류』계열의 여창 사설과의 공출이 두르러진다. 이는 여타 시조창 가집과 비교할 때 매우 독특한 양상으로 『가요』가 여창 가곡의 영향권에서 산출된 가집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여창 가곡과 시조창의 공통의 미학이나 접점 등을 탐구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판단된다.
이은성,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시조창 향유의 변화양상 -『가요』(동양문고본)를 중심으로-」, 『한민족어문학』 45, 한민족어문학회,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