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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향전(丁香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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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기본정보
· 분류 고서-기타 | 교육/문화-문학/저술 | 집부-소설류
· 판종 필사본
· 발행사항 [발행지불명] : [발행처불명], [발행년불명]
· 형태사항 1冊 : 無界, 10行22字 ; 30.4 X 21.0 cm
· 주기사항 印: 幣原圖書
合綴: 關西樂府 卷1 / 申光洙 著
· 현소장처 일본 동양문고
· 청구기호 Ⅶ-4-318

안내정보

본서는 조선후기의 한문소설『정향전(丁香傳)』과 신광수(申光洙)(1712-1775)의 『관서악부(關西樂府)』, 그리고 작자 미상의 잡체시「부벽루(浮碧樓)」를 함께 필사한 책이다.

상세정보

편저자사항
미상.
구성 및 내용
본서는 총 48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표제는 “丁香傳 單”이다. 1면부터 26면까지는 『정향전』이고 27면부터 48면까지는 “關西樂府詩百八首 申石北光洙所作”이라는 제명으로 석북신광수의 『關西樂府』 108수가 수록되어 있다. 『관서악부』108번째 작품 다음에는 “浮碧樓”라는 제명의 작자미상 잡체시 한 수가 수록되어 있다.
『정향전』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세종(世宗)에게 왕세자의 자리를 양위한 양녕대군(讓寧大君)은 평양(平壤)에 유람을 가고자 하였다. 그러나 세종은 양녕대군이 주색(酒色)에 빠질까 만류한다. 양녕대군이 세종에게 주색을 금할 것을 약속하고 평양으로 떠나자, 세종은 양녕대군의 평양 나들이가 너무 적막할 것을 우려하여, 고을 수령들에게 양녕대군을 기쁘게 할 것을 명한다. 이 때 평양의 기생 정향(丁香)이 계교로 양녕대군을 모시겠다고 나선다.
양녕대군이 평양에 도착하자 정향은 객사의 옆에 거처한다. 그리고 남편의 상식(上食)에 쓸 닭다리를 고양이가 물고가게 한 이후, 이를 핑계로 양녕대군에게 접근한다. 이후에 양녕대군과 정향은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 밤마다 만나게 된다. 이로 인해 양녕대군이 주색을 멀리하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은 깨지게 된다. 양녕대군이 평양을 떠나는 날, 정향은 양녕대군에게 이별의 정표로 치마에 시(詩)를 적어 달라고 한다. 서울로 돌아온 양녕대군은 궁궐에서 정향을 만나게 되고, 세종에게 자신이 약속을 어긴 것을 사죄하나, 세종은 모든 것이 자신의 계획이었음을 밝히고 정향을 시첩으로 내려준다.
신광수의 『관서악부』는 1774년에 번암(樊巖)채제공(蔡濟恭)이 평양 감사로 부임하자 이를 축하하기 위해 지어준 율체(律體)의 악부이다. 1760년과 1761년 두 차례에 걸쳐 서관(西關)의 비류(沸流), 패강(浿江) 등지를 유람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지은 것이다. 평양의 형승(形勝), 속요(俗謠), 흥망(興亡), 충절(忠節), 누대(樓臺) 등 다양한 내용을 서술하고 있다.
「부벽루」는 작자 미상의 잡체시이다. 총 38구이다. 1구와 2구는 1자, 3구와 4구는 2자, 5구와 6구는 3자, 이러한 방식으로 10자까지 늘어났다가 다시 9자, 8자로 줄어드는 형식이다.
서지적 가치
『정향전』은 현재까지 한글필사본 11종, 한문필사본 20종, 국문활자본 1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문필사본 20종과 간략한 서지사항은 다음과 같다.
1) 강전섭 소장본 : 강전섭 소장. 제명 “丁香傳”. 22면. 11행 26자.
2) 고려대 가본(=만송본) : 고려대학교 도서관 만송문고 소장. 제명 “丁香傳”. 「노산전(魯山傳)」·「원생몽유록(元生夢遊錄)」과 합철. 26면. 10행 20자.
3) 고려대 나본(=유록본) : 고려대학교 도서관 만송문고 소장. 『유록(類錄)』에 수재(收載)되어 있음. 24면. 10행 24자.
4) 국립중앙도서관본 :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해동기화(海東奇話)』에 수재되어 있음. 제명 “平壤名妓丁香說”. 24면. 10행 20자.
5) 금서룡본(=서유록본) : 일본 천리대(天理大) 금서룡(今西龍)문고 소장. 제명 “西遊錄”. 22면. 7~10행 24~33자.
6) 기문총화본 : 일본 동양문고(東洋文庫) 소장. 『기문총화(記聞叢話)』에 수재되어 있음. 제명 없음. 18면. 10행 24~28자.
7) 나손본 : 김동욱 소장. 제명 “丁香傳”. 「츈풍상사별곡」과 합철. 31면. 10행 16자.
8) 도남본 : 조윤제 소장. 현재는 영남대학교에 있음. 제명 “讓寧大君西遊錄”. 22면. 10행 24자.
9) 동경대본 : 일본 동경대 소장. 『청구야담(靑邱野談)』에 수재되어 있음. 제명 “丁香傳”. 31면. 9행 21자.
10) 서울대본 : 서울대학교 규장각 소장. 제명 “丁香傳”, 원제는 “靑邱奇話”로 되어 있음. 「운영전(雲英傳)」에 합철. 27면. 7~8행 23~28자.
11) 아연본 : 고려대학교 아세아연구소 소장. 제명 “丁香傳”. 52면. 8행 14자.
12) 양은천미본 : 단국대학교 소장. 『양은천미(揚隱闡微)』에 수재되어 있음. 제명 “丁香巧計侍大君”. 22면. 10행 23자.
13) 연세대본 : 연세대학교 소장. 제명 “丁香傳”. 「구운몽(九雲夢)」․「금산사창업연의(金山寺創業演義)」와 합철. 15면. 11행 31자.
14) 정문연 가본 : 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 제명 “丁香傳”. 표제는 “鎖慮錄”. 「수성지(愁城誌)」와 합철. 12면. 16행 27자 내외.
15) 정문연 나본 : 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 제명 “西遊錄”. 내제는 “西遊錄․丁香傳”. 19면. 8~10행 31자 내외.
16) 천리대본 : 일본 천리대 소장. 제명 “丁香傳”. 「이장백전(李長白傳)」과 합철. 30면. 12행 16자.
17) 청구기화본 : 정명기 소장. 『청구기화(靑邱奇話)』에 수재되어 있음.
18) 동패락송본 : 일본 천리대 소장. 제명 없음. 12면. 10행 28자.
19) 박순호본 : 박순호 소장. 제명 “평안도명기정향전”. 한글본「정향전」·잡가·민요와 합철. 22면. 약 12행 약 23자.
20) 동양문고본 : 일본 동양문고 소장. 제명 “丁香傳”. 『관서악부』·「부벽루」와 합철. 26면. 10행 22자. 글자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된 부분이 있음.
한문본 『정향전』은 각 이본들 사이에 서사적 변개는 크지 않고, 자구의 변이 및 출입이 나타나며 축약, 생략, 부연된 부분이 있다. 이러한 것들을 기준으로 하여 다음과 같이 네 계열로 정리할 수 있다.
(가) 천리대본, 고려대 나본(=유록본), 아연본, 동양문고본
(나) 고려대 가본(=만송본), 서울대본, 정문연 가본, 나손본, 박순호본
(다) 금서룡본(=서유록본), 도남본, 정문연 나본
(라) 강전섭 소장본, 국립중앙도서관본, 기문총화본, 동경대본, 양은천미본, 연세대본, 청구기화본, 동패락송본
(가) 계열은 기존 연구에서 선본(善·先本)으로 알려진 천리대본과 거의 유사하며 부분적인 생략 및 자구상의 변이만 있다. (나) 계열은 천리대본과 비교하여 축약된 부분이 공통적으로 드러나고, 자구상의 변이도 있다. (다) 계열은 축약의 정도가 (나) 계열보다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축약의 정도를 보면 (나) 계열을 축약한 것으로 생각된다. (라) 계열은 천리대본과 비교하여 일정 부분이 통째로 생략되거나 부분적으로 변이가 심하게 일어난 이본들이다. 다만 (라) 계열의 경우 어떤 특정 이본이나 계열이 생략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동양문고 소장 『정향전』(=동양문고본)은 (가) 계열에 속하는 이본이고, 그 중에서도 천리대본·아연본과 가장 가까운 이본이다. 동양문고본과 (가) 계열의 이본들을 비교해보면 내용상의 차이는 없으며, 자구의 변이와 부분적으로 생략된 구절이 있다.
【생략】
① 동양문고본 : 一点燈下, 潛心針衣, 灼灼花容
천리대본 : 一點殘燈, 惟照於門隙. 遂穴窓窺見, 則別無他人, 其女獨坐於燈下, 潛心針衣, 灼灼花容
아연본 : 一点燈, 惟照於門隙, 遂窓窺見, 則別無他人, 女坐於燈下, 潛心針衣, 的的花容
② 동양문고본 : 卽還客舍之後, 丁香入于官家
천리대본 : 卽還客舍, 心神散亂, 如失左右手, 盖其惜別之痛矣. 是夜, 監司庶尹, 使左右密通, 已知大君之動靜矣. 大君返于客舍後, 丁香入于官家
아연본 : 卽還客舍, 心神散亂, 如失左右手, 盖其惜別之痛矣. 是夜, 監司庶尹, 使左右密通, 已知大君之動靜矣. 大君返于客舍之後 丁香入于官家
‘생략’은 위의 예시처럼 천리대본과 아연본에는 있는 구절이 동양문고본에서는 빠져 있는 경우이다. 이러한 현상은 위의 예시 두 부분에서만 발견되었다. ‘생략’ 이외에, 동양문고본은 천리대본·아연본과 글자의 차이만 보이고 있다.
【글자의 차이】
③ 동양문고본 : 臣請得三四朔之由, 一往于平壤乙密城, 觀箕子之遺跡
천리대본 : 臣請得三四朔之留, 一往于平壤乙密城, 觀箕子之遺跡
아연본 : 臣請得三四朔之由, 一往于平壤乙密城, 觀箕子之遺跡
④ 동양문고본 : 下吏輩亦莫不戰慄, 卽爲分付於沿路人民曰
천리대본 : 下吏輩亦莫不戰慄, 卽爲分付於沿路人民曰
아연본 : 下吏輩亦莫不戰慄, 卽爲分付沿路人民曰
글자의 변이는 작품 전반에 걸쳐 다수 등장한다. 위의 예시와 같이 내용의 변화는 없고 단순히 글자만 다른 경우이다. 예시 ③은 동양문고본과 아연본의 글자는 동일한데, 천리대본의 글자만 다른 경우이다. 예시 ④는 동양문고본과 천리대본에 있는 ‘於’자가 아연본에는 빠져 있는 경우이다.
이처럼 동양문고본의 글자가 천리대본의 글자와 다른 경우 대부분은 동양문고본의 글자와 아연본의 글자가 일치하고, 동양문고본의 글자가 아연본의 글자와 다른 경우 대부분은 동양문고본의 글자와 천리대본의 글자가 일치한다. 즉 동양문고본은 천리대본과 아연본이 섞여 있는 이본이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동양문고본이 천리대본과 아연본의 저본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따라서 천리대본이 선본(善·先本)이라는 기존의 논의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동양문고본은 천리대본 계열에 속하는 이본이며, 천리대본 계열 작품들의 영향관계 고찰 및 『정향전』선본을 결정 문제에 있어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 자료라고 생각된다.
한편, 신광수의 『관서악부』는 신광수의 문집인 『석북집(石北集)』초간본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과 비교해 보았을 때 몇몇 시어(詩語)가 다르다는 특징이 있다.
내용적 가치
조선후기에 ‘남성 주인공이 여성의 계교로 인해 자신이 지켜왔던 약속을 어기는 소설’이 다수 창작되었다. 이 소설들은 ‘남성훼절소설’, ‘훼절소설’, ‘세태소설’, ‘풍자소설’ 등의 유형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오유란전(烏有蘭傳)」·「종옥전(鍾玉傳)」·「지봉전(芝峯傳)」등이 이러한 유형의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정향전』은 이러한 유형에 속하는 작품으로, 관서유람을 떠난 양녕대군이 세종의 계략으로 인해 기생인 정향을 만나 주색을 금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양반 관료의 특권적 향락생활 및 색에 대해 경직된 태도를 보이는 양반의 경직된 윤리관을 풍자하는 작품인 「오유란전」·「종옥전」과는 달리, 『정향전』은 중세적 윤리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특권층들이 통속적으로 꿈꾸던 향락을 소설화한 작품으로 특권적 사대부의 의식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향전』은 『국조명신록(國朝名臣錄)』 등의 자료에 실려 전해지고 있는 ‘정향이야기’가 소설화 된 작품이다. ‘정향이야기’는 양녕대군의 사적을 사실로서 다룬 사실담, 사실담을 수용하여 변개시킨 일화, 소설화된 『정향전』으로 나눌 수 있다. 『국조명신록』 등에 실린 ‘정향이야기’는 『해동기화(海東奇話)』 등의 일화계 자료에서 1차적으로 변개되고, 일화계 자료는 『이순록(二旬錄)』에서 보다 허구적으로 변개되는 과정을 거친다. 『정향전』은 이러한 몇 단계의 변화 과정을 거쳐 소설화 된 작품으로, 사실담이 소설로 변화되는 과정을 비교적 잘 보여주는 가치 있는 작품이라 여겨진다.
참고문헌
장효현 외, 『校勘本 韓國漢文小說 愛情世態小說』, 高麗大學校 民族文化硏究院, 2007.
이기대, 「「정향전」한문본의 이본 양상과 형성 과정」, 『우리어문연구』24, 우리어문학회, 2005.
장시광, 「새자료 「정향전」의 자료적 특성과 가치」, 『東洋古典硏究』41, 東洋古典學會, 2010.
박일용, 「조선후기 훼절소설의 변이양상과 그 사회적 의미 (上)」, 『韓國學報』14, 일지사, 1988.
집필자 : 권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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