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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선기(雙仙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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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UCI: RIKS+CRMA+KSM-WZ.0000.0000-20120609.TOYO_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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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기본정보
· 분류 고서-기타 | 교육/문화-문학/저술 | 집부-소설류
· 판종 필사본
· 발행사항 [발행지불명] : [발행처불명], [발행년불명]
· 형태사항 5卷5冊 : 無界, 18行21字 ; 19.7 X 28.6 cm
· 주기사항 印: 在山樓蒐書之一
藏書記: 前間氏所藏
· 현소장처 일본 동양문고
· 청구기호 Ⅶ-4-350

안내정보

『쌍선기(雙仙記)』는 1856년(철종7)에 완성된 고전소설이다. 한부(韓府)에서의 처첩갈등, 촉국 궁중에서의 권력 다툼, 영웅들과 악당의 용호쟁투 등을 그린 20회 장회소설이다. 이른바 처첩갈등형 가정소설과 영웅소설의 유형적 성격이 결합된 작품이다. 이 동양문고 소장본은 5권5책 한글필사본으로, 총 2종의 전본(傳本)에 그치는 희구본 중 하나이다.

상세정보

편저자사항
『쌍선기』는 이병정(李秉正, 1812-1874)과 한규 두 사람 공동창작이다. 사실 그동안 『쌍선기』 작자는 ‘한은규’로 알려져 왔는데, 이는 동양문고본 소재 발문(跋文)에 근거한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병정의 친필 원고본(原稿本) 『쌍선기』가 새롭게 발견되어, ‘한은규’라는 이름은 동양문고본 전사 과정에서 행이 바뀌면서 ‘은’자가 중복 필사되어 나타난 오류임이 밝혀졌다. 이와 함께 이병정과 한규 두 사람 공동창작으로, 원고를 최종 완성해 탈고 및 정서(淨書)한 이는 이병정이라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개인소장본으로 전하는 원고본 『쌍선기』 소재 발문에 따르면, 이병정은 관향이 광릉(廣陵)이고 자(字)가 ‘대여(大汝)’로, 청운의 꿈을 이루지 못해 죽산(竹山) 율리촌에 은거해 살면서, 재주와 학문이 뛰어나고 식견이 높은 한규와 뜻이 잘 통해 절친하게 지냈다. 이병정과 한규는 평소 소설을 많이 읽고 비평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로, 서로 소설책을 볼 때마다 그 문체의 좋고 나쁨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자신들도 죽어서 세상에 이름을 남기고자 『쌍선기』를 지었다. 원래는 7~8권 분량으로 엮고자 했으나 서로 이사함으로 인해 헤어지게 되었고, 그 후 이병정은 한가할 적이 없어 당초 계획대로 엮지 못하고 서둘러 끝마쳤다.
그런가 하면 이병정과 한규는 『쌍선기』를 죽산(죽산부, 현 안성과 용인 일부 지역) 율리촌(현 용인 소재 마을)에 살면서 지었으며, 최종 완성본은 이병정이 진위(振威, 현 평택 진위면 일대)로 이사한 이후에 탈고한 것으로 보인다. 계축년(1853) 납월(음력 12월)에 시작해 병진년(1856) 음력 8월 12일에 끝마침으로써, 『쌍선기』 원고를 완성해 책으로 엮기까지 총 2년 9개월 정도 걸렸다. 이병정은 이를 당시 19살 무술생(1838) 며느리 함안윤씨(1838-1923)에게 물려주었다.
이병정은 ‘이선달(李先達)’이라고 불린 사람으로, 무반(武班) 가문 출신이다. 진위, 죽산 용인 등지에서 세거해온 광주이씨 무반으로, 병마절도사를 다수 배출한 전통적 명문 무반가문 출신이다. 그의 아버지 이극회(李極會, 1789-1860)도 무과 출신으로 선전관, 훈련판관, 좌포종(左捕從) 등을 거쳐 경상좌병(울산) 우후를 지냈다. 그러나 이병정 개인은 그다지 현달하지 못했다. 그런가 하면 그의 집안은 청주한씨와의 혼인관계가 많았으며 그 부인도 청주한씨 한학유(韓學裕)의 딸이다. 공동저자 한규는 이병정의 처가쪽 인물로 추정된다.
구성 및 내용
『쌍선기』는 천상 선관선녀 이태백과 농옥이 죄를 지어 인간세상에 적강해 속죄한다는 이야기를 서술한 장편소설로, ‘쌍선’은 촉국 공주와 결연하게 되는 주인공 한봉린과 촉왕의 딸 천향공주(주명주)를 가리킨다. 한씨 집안 이야기 중심의 전반부와 촉국 전쟁담을 다룬 후반부로 구성됐다. 주인공 한봉린을 중심으로 줄거리를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천상세계 태백선군 이태백은 건양교에서 농옥과 희롱한 죄로 상제의 노여움을 사 인간계로 적강해, 한회와 이씨부인 사이에 ‘한몽린’으로 태어난다. 하지만 한회의 첩 윤유향의 모함으로 부친은 몽린이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고 여긴다. 이에 정실부인 이씨를 집안에서 쫓아낸 다음, 쾌길이라는 사내를 시켜 한봉린마저 죽이려 든다. 다행히 한씨 집안의 세거노비 득심이 한봉린을 안고 가는 혜란을 밀쳐 자신의 아들과 바꿔치기 함으로써 봉린은 죽음을 면하게 된다. 그후 득심과 그 처 최파의 보호 아래 은밀히 6~7년을 길러지다가 최파를 따라 송운동 본가를 떠난다. 이때 윤유향이 사주해 보낸 도적들이 쫓아오자 최파에 의해 물속으로 던져지나, 서촉 농서 지방의 김희창이라는 상인에게 발견되어 목숨을 건진다. 그 후 한몽린은 김희창의 집에서 학문을 연마하면서 청년으로 성장한다.
어느 날 한봉린은 세상 구경을 위해 유람을 다니던 중 자신의 6대조 충선공 한익모의 사당에 들렀다가, 도적들이 어떤 여자의 시신을 그곳에 버리고 가 버리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이에 급히 환약을 먹여 그녀의 생명을 구한다. 몽린은 그 여인이 촉왕의 딸 천향공주임을 알게 되고, 서로 연모의 정이 싹터 가연을 맺는다. 천향공주 또한 계비(繼妃) 호경난의 모함으로 죽을 고비를 넘긴 것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 비단주머니와 가락지를 신표로 주고받고서 팔향산 운수동에 있는 옥선암에 의탁해 한동안 지내게 된다.
이때 나라에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식에 한봉린은 공주와 헤어져 농서 지역을 향해 길을 떠난다. 도중에 촉왕이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알고는 지나가던 늙은 장수의 갑옷과 칼을 빌려 쏜살같이 달려가 왕을 구한다. 이후 촉왕과 함께 농서 지역에 머물면서, 반란군 호여취의 모사(謀士) 송진과 선봉장 추심일의 군대에 맞서 싸운다. 송진의 매복 작전에 걸려 죽을 위기에 처하나, 청룡사 삼불(三佛) 중 인불(人佛)의 조력과 함께 촉국 태자 주성문 일행의 구원을 받는다. 이어 농서 성중(城中)의 위기를 구원하고 위험에 처한 촉왕을 구출한다. 그리고는 천향공주와의 인연에 대한 그간의 모든 사실을 왕에게 들려준다. 또한 이때 봉린은 촉국 태자 주성문이 자신의 누이 한봉임과 혼인한 사실도 알게 된다.
한봉린을 비롯해 몇몇 영웅, 맹장의 활약으로 적장 호여취를 죽인 데 이어 반란군의 배후인 계비 호경난을 징치함으로써, 결국 모든 난이 평정되어 승전고를 울리고 촉국 왕실도 안정을 되찾게 된다. 이에 봉린은 천향공주와 성대한 혼례를 거행하고, 태자 주성문 부부와 함께 고향을 찾아 부모와 극적으로 해후한다. 이때 이미 부친 한회의 첩 윤유향은 모든 죄상이 드러나 멀리 쫓겨났고, 어머니 이씨는 정실부인의 자리로 되돌아옴으로써 집안의 질서가 다시 회복된 상태였다. 이후 한봉린과 천향공주는 한부(韓府)에서 부모에게 효를 다하며 3남 1녀를 거느리고 행복하게 살면서 천수를 누린다. 어느 날 한 동자(童子)가 백학을 타고 내려와 한봉린 부부를 천상계로 인도하자, 인간세상에서의 모든 기억이 사라지면서 학을 타고 천상계로 올라와 상제 앞에서 다시 전생의 선관 선녀로 되돌아온다.
『쌍선기』 줄거리를 요약하면 이상과 같다. 크게 보아 ‘영웅의 일대기’를 기본으로 하면서 처첩갈등 및 계모박대 양식이 결합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쌍선기’라는 제목은 한봉린과 천향공주 두 남녀주인공의 일대기 서사에 초점을 맞춘 것이나, 그 디테일을 살펴보면 다수의 주요인물이 등장하는 가운데 다양한 갈등적 사건이 전개된다. 그리고 전대 소설사의 흐름 속에서 살펴보면 『사씨남정기』와 『창선감의록』의 전통에 있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서지적 가치
이 동양문고 소장본은 권수제가 ‘썅션긔’이고, 행자수는 매면(반엽) 18행에 매행 평균 20-21자로 되어 있으며, 정자체에 가까운 반흘림 민간 서체로 쓴 한글필사본이다. 광곽 및 계선이 없는 조선 저지(楮紙)에 총 20회를 매권 4회씩 나누어 필사한 5권5책본이다. 비록 최근 발견된 원고본 이후에 파생된 민간 전사본(轉寫本)이나, 현재 『쌍선기』는 전본(傳本)이 2종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 동양문고본은 상당히 희구한 이본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특히 ‘원본’과의 일대일 비교 연구를 통해, 고전소설 ‘전사본’의 파생 과정의 문제를 파악할 수 있고, 이본 단계를 거치면서 어떠한 변모가 발생하는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가치가 높다.
그런가 하면 이 동양문고본에는 원본 소재 발문과 상당히 달라진 것이 첨부돼 있는데, 이는 고전소설의 유통과정에서 나타난 독자의 수용시각을 살피기에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원고본과 동양문고본 소재 두 발문을 비교해 보면, 일부 내용이 일치하면서도 동양문고본에 와서 심하게 ‘허구화’되었다. 전사본 단계를 거치면서 저자가 직접 쓴 원본의 발문이 그대로 계승되지 않고 마치 독자의 후기(後記)처럼 개술되었다. 공동저자 이병정 집안의 함안윤씨 소장 원본이 전사되는 과정에서, 광주이씨 집안 책의 내력이 소상히 적혀 있는 발문 내용을 독자(전사자) 누군가 고쳐서 기술한 것으로 보인다.
내용적 가치
동양문고본 『쌍선기』는 그동안 유일본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미 1980년도에 아세아문화사에서 영인 출판한 『필사본고전소설전집』(김기동 편) 제8책에 수록된 바 있다. 그 후 학계에서는 이 동양문고본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그 결과 몇몇 소논문과 석사학위논문이 제출되었다. 『사씨남정기』나 『창선감의록』 등과 같은 가문소설 및 가정소설의 전통을 계승한 19세기 장편소설로 평가돼 왔다. 또한 영웅소설적 성격을 지닌 소설로 언급되기도 하였다. 특히 그 말미에 적혀 있는 발문은 조선시대 소설 작가의 성향과 소설의 창작 동인 등을 파악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로 활용돼 왔다. 그런데 『쌍선기』는 이 동양문고본 외에는 다른 전본이 나타나지 않다가, 최근 이병정이라는 공동저자의 자필 발문이 수록된 5권5책 완질의 궁체 한글필사본 한 종이 국내에서 추가로 발견되었다. 그리고 무반 출신 저자 이병정의 친필 원고본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 동양문고본을 원고본과 대조해 보면 내용면에서는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각 장회명 대조 결과, 동양문고본에는 몇몇 오자를 안고 있으며 제5회 제목은 아예 누락되었다. 동양문고본 제18회 회제의 경우 실제 내용과는 무관한 제목으로 바뀌는 심한 오류도 나타난다. 더구나 동양문고본에는 축약 또는 생략한 곳이 매우 많고 도처에 심한 서술적 오류들을 안고 있으며, 다수의 등장인물이 생략되기도 하였다. 특히 후반부의 경우 원본에 비해 군담이 대거 축소됨으로 인해 『쌍선기』 본래의 영웅소설적 성격이 크게 축소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동양문고본은 몇몇 유의미한 부연과 변개도 나타난다. 가령 제6회에서 한회가 이씨 소생 한봉린을 죽이려 드는 장면에서, 한회의 명에 따라 칼을 던져 봉린을 죽이는 역할을 맡은 ‘쾌길’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이와 달리 원고본에는 이전에 봉린을 아들로 바꿔친 충복 노비 득심이 자신의 아들에게 직접 칼을 던져 죽이는 것으로 서술돼 있고, 쾌길이라는 인물은 등장하지 않는다. 동양문고본에서는 아비가 제 자식을 죽이는 이같은 설정이 지나치다고 생각해 아예 쾌길이라는 새로운 단역으로 바꾼 것이다. 그런가 하면 제6회에서 한회의 정실부인 이씨가 집안에서 내침을 당해 젖먹이 아들 봉린, 딸 봉임, 노비 등과 이별하는 장면, 제9회에서 최기홍(일명 풍한)이 이씨부인의 충복시비 계앵을 이씨인 줄 알고 납치해 강제로 데리고 살아가는 사건, 그리고 마지막 20회에서 촉왕과 천향공주가 날을 가려 주인공 한봉린을 부마로 맞이하는 과정 등의 서술이 동양문고본에서는 더 길게 부연되었다. 비록 동양문고본은 전반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이본이지만, 일부 유의미한 변모 양상 또한 나타난다는 점에서, 고전소설 ‘전사본’의 전승 및 수용의 문제를 살피는 데 있어 좋은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참고문헌
양승민, 「「쌍선기」 원고본의 발견과 저자 고증」, 『고전문학연구』 44, 한국고전문학회, 2013.
양승민, 「「쌍선기」를 통해 본 고전소설 원본과 이본」, 『고소설연구』 36, 한국고소설학회, 2013.
최지연, 「쌍선기 연구」, 고려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7.
집필자 : 양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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