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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東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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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기본정보
· 분류 고서-기타 | 교육/문화-문학/저술 | 집부-수필류
· 작성주체 유몽인(柳夢寅, 1559-1623) 찬 역대인물바로가기
· 판종 필사본
· 발행사항 [발행지불명] : [발행처불명], [발행년불명]
· 형태사항 1冊(75張) : 29.6 X 20.4 cm
· 주기사항 서명은 表題에 의함
借覽記: 丁丑十一月日柳光福借觀印. -- 靈光城外栢山居
· 현소장처 일본 오사카부립 나카노시마도서관
· 청구기호 韓8-100

안내정보

조선 중기의 문호(文豪) 유몽인(柳夢寅, 1559-1623)이 저술한 야담집 『어우야담(於于野談)』의 한 이본이다. 총 150화를 수록하고 있는 불분권 1책 필사본으로, 만종재본에는 취합되지 못한 이야기 8개가 들어 있다. 본래는 전라남도 영광 지역에서 유통된 책이다.

상세정보

편저자사항
『어우야담(於于野談)』의 저자는 유몽인(柳夢寅, 1559-1623)이다. 그는 본관이 전남 고흥(高興)이며, 당색은 북인(北人)이면서도 중립적 성향을 띤 중북(中北)에 속해 있었다. 유몽인은 30세(1589) 때 증광시에서 장원 급제한 뒤 선조, 광해군조 동안 중앙과 지방의 여러 청요직을 두루 역임하였다. 임진왜란 때는 출중한 문장 실력으로 자주 외교적 소임을 맡아 크게 활약하기도 했다. 그는 당색이 북인이었기 때문에 대북이 정권을 장악한 광해군대에도 중용되었고, 광해군이 우여곡절 끝에 왕위에 오르는 데 공을 세운 것도 사실이다. 이에 임진왜란 때 호종한 공으로 영양군에 책봉되는가 하면, 한성부 좌윤과 대사간을 거쳐 이조참판 겸 양관 제학(提學)을 지냈다. 그러나 대북의 당론인 인목대비 폐비론에 찬동하지 않아 죽을 위기에 처하자, 벼슬에서 물러나 이후 죽을 때까지 은거하면서 저술활동에 몰두했다.
59세 때 사직하고서 서울 와우산과 도봉산에 초려를 짓고 4년간 우거하다가 63세인 1622년에 금강산에 들어가 여러 사찰에 머물면서 유람을 다녔다. 『어우야담』은 유몽인이 관직을 사임하고서 지낸 이 기간 동안에 저술한 책이다. 그러나 유몽인이 금강산 표훈사에서 지내는 동안 계해반정(1623)이 일어났고, 반정 4개월 후에는 광해군을 복위시키려는 역모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처형을 당했다. 이로 인해 『어우야담』은 유몽인이 완성한 정본(定本)의 형태 및 존재 유무를 알 수 없으며, 간행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순조 32년(1832)에 방계 후손의 주도로 『어우집』이 간행되었으나, 『어우야담』은 함께 간행되지 못했다. 또한 『어우야담』 초고들이 다 흩어진 가운데 분산되어 전승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유몽인이 『어우야담』 저자라는 사실은, 다른 문헌기록 뿐만 아니라 『어유야담』 도처에서도 확인되기 때문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구성 및 내용
『동화』는 총 74장 분량의 불분권 1책 한문필사본이다. 본문 첫 장에 따로 권수제(卷首題)가 없이 표지에만 "東話 全"이라고 묵서(墨書)돼 있다. 권말제(卷末題) 또한 적혀 있지 않다. 따라서 "東話"라는 서명은 표제에 의거한 것이다. 서문은 물론이고 성여학(成汝學)의 발문도 실려 있지 않다. 조선 닥종이에 매면 11행 23-25자로 필사한 5침 선장본으로, 표지 안쪽에 아름다운 당초문(唐草紋)이 선명하고 종이 질도 좋은 책이다. 계선이 없는 백지에 정갈한 달필로 필사해 퍽 권위를 지닌 책 형태를 보여주며, 성책 연대도 18세기 무렵까지 올라가는 상당한 고본(古本)이다. 앞표지 안쪽 하단에는 도서번호를 기입하기 위한 타원형 주인(朱印)이 찍혀 있는데, "大阪府立圖書館 大正四年四月十九日"이라는 인기(印記)가 보인다. 이로 보아 이 책은 늦어도 1915년도에 오사카 부립도서관에 입고, 정리된 책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앞표지 안쪽 중앙에는 "丁丑十一日[ ]日 柳光福借觀 / 靈光城外栢山居"라고 묵서한, 유통 경로를 보여주는 간사기(刊寫記)가 남아 있다. 정축년 겨울에 전라남도 영광 지역에서 이 책을 빌려서 읽은 유광복은 고흥 유씨, 즉 저자 유몽인의 집안네 사람일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금까지 밝혀진 『어우야담』 수록 이야기 수는 총 559화이다. 30여 종을 상회하는 현전 필사본 이본들에서 각기 다른 내용의 이야기를 모두 취합했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어우야담』 이본들은 권책 형태가 다양함은 물론이고, 각각의 이본들에 수록된 이야기 수도 크게 차이가 난다. 74장 1책본의 본 『동화』는 총 150화를 수록하고 있는데, 야담집이 보통 그러하듯 각화 제목 없이 행을 달리해 연달아 수록돼 있다. 각화 서두를 제목으로 삼아, 150화 전체의 목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때, 최근 학계에 보고된 『어우야담』 교감본을 참조해, 그 대조 결과를 함께 밝히기로 한다. 아래에서 한자(漢字) 제목 다음의 괄호 속에 기입한 번호와 한글풀이 제목이 그것으로, 이는 만종재본을 기준으로 삼는 가운데 여러 이본들을 대조해서 펴낸 교감본 및 번역본(신익철 외, 『어우야담』, 돌베개, 2006)을 활용해 일일이 대조 기입한 것이다.

 

(1) 成俔微時(83, 성현이 만난 신선)

(2) 智異山佛日菴(82, 지리산의 신선)

(3) 所謂神仙者(82, 지리산의 신선)

(4) 昭敬大王(86, 장수의 비결)

(5) 李之菡(91, 이지함의 기행과 애민의식)

(6) 宋麟壽(93, 밥알을 나비로 화하게 한 전우치)

(7) 吾里中西川令(330, 바둑의 고수 김철손, 서천령, 신구지)

(8) 李國相子常(531, 이항복을 구한 익재의 혼령)

(9) 聽松先生(137, 성수침이 만난 귀신)

(10) 韓浚謙(142, 재상을 보호하는 귀신)

(11) 高敬命(124, 저승에 다녀온 고경명)

(12) 申叔舟(139, 신숙주와 청의동자

(13) 權擥少時(141, 권람의 의로운 행동)

(14) 黃大任(127, 황대임 집안에 나타난 조상의 혼령)

(15) 世俗以疫帶神(159, 역병 앓는 아이의 영험함)

(16) 明院君(125, 되살아난 명원군의 당부)

(17) 興陽(540, 화복에 관한 낭설)

(18) 萬曆壬辰癸巳間(129, 죽은 아들의 복수를 한 이순신)

(19) 洪相國暹(351, 홍섬과 임형수)

(20) 朴元宗(257, 박원종의 충직한 처신)

(21) 古篆(296, 고전의 다양한 서체)

(22) 黃耆老(298, 황기로가 초서 쓰는 법)

(23) 崔興孝(301, 서예가 최흥효와 안평대군)

(24) 承旨金絿(297, 김구의 서법)

(25) 古有賣妙畵(302, 그림과 문장의 본뜻)

(26) 康靖大王(303, 중국 사신 김식의 감식안)

(27) 中國之人(240, 중국의 半字體)

(28) 歷官表憲(401, 역관 표헌의 염불담)

(29) 全羅都事(155, 기녀 귀신의 빌미)

(30) 朴泂(533, 박형 아들의 혼령)

(31) 龍泉驛(126, 용천역의 귀신)

(32) 萬曆己未(147, 아내감을 구하는 귀신)

(33) 有陳耆卿者(130, 진기경과 원혼의 복수)

(34) 嘉靖中有丹山守者(290, 피리를 잘 분 하윤침과 단산수)

(35) 萬曆癸丑(501, 바다에 출현한 용)

(36) 僧天然(499, 황룡과 백룡의 싸움)

(37) 公洪道水營(498, 보령 바닷가에 출몰하는 용마)

(38) 古人漫錄(490, 호랑이를 떠메고 간 보은 좌수)

(39) 金堤郡有老僧(487, 노승과 얼룩 호랑이)

(40) 古者丞相崔瓘(41, 정승 최관과 결혼한 젊은 처자)

(41) 鴌馮雲(43, 꾀를 써서 미인 아내를 얻은 궉풍운의 사위)

(42) 鄭彦慤(538, 사윗감을 잘못 고른 판서 신공제의 부인)

(43) 古來因國婚嫁禍者(39, 두더지의 혼인)

(44) 余按參判成壽益所著(89, 선도에 통달한 정렴과 정작)

(45) 寶[普]雨者妖僧也(107, 요승 보우와 고승 일선)

(46) 南師古(90, 남사고의 예언)

(47) 尹月汀根壽(96, 망기법에 능통한 박상의)

(48) 黃璘(369, 황린의 나무 심기)

(49) 曺南冥植(38, 조식의 고귀한 풍모)

(50) 萬曆初林植(432, 임식과 서익의 지나친 私誼)

(51) 洪春卿(400, 상국 장순손의 위엄)

(52) 尙相國震(33, 상진의 관대한 인품)

(53) 朴大立(440, 박대립의 매서운 성품)

(54) 丞相黃守身(6, 말의 머리를 벤 황수신)

(55) 李相國浚慶(353, 이준경의 기지)

(56) 參判朴啓賢(358, 박계현의 호협한 기개)

(57) 李相國恒福(442, 이항복의 해학)

(58) 西崖柳成龍(264, 아동포살수와 조총 사용법)

(59) 沈相國喜壽(454, 심희수와 중국 소녀의 재치 있는 문답)

(60) 尹弼商(32, 윤필상의 권력과 죽음)

(61) 李施愛(528, 전림의 용맹)

(62) 韓明澮(413, 한명회와 전림의 잔혹한 성품)

(63) 龜城窟岩寺(411, 만용을 부리다 횡사한 중)

(64) 申末舟(392, 신말주와 신응담의 뛰어난 용력)

(65) 嘉靖中有安景務者(393, 무용이 뛰어난 조막종 한적무 안경무)

(66) 高祖諱好池(254, 유몽인 고조의 용력)

(67) 恭憲大王(347, 문무를 겸비한 남응운)

(68) 金季愚(278, 김계우의 품성과 식성)

(69) 劉希慶(224, 문장과 예학에 뛰어난 천민 유희경)

(70) 權可述者(58, 권가술의 노비 水石)

(71) 私奴尹良(59, 주인을 살린 윤량)

(72) 柳仁淑(56, 주인의 원수를 갚은 유인숙의 계집종)

(73) 論介者(9, 논개의 충절)

(74) 金誠一(389, 춘추 의리를 안 김성일의 처사)

(75) 曺南冥植(53, 조식의 사람됨)

(76) 李玉堅(54, 이옥견의 손재주와 사람됨)

(77) 贈禮曹判書趙憲者(18, 조헌의 의기와 선견지명)

(78) 潘碩坪者(60, 노비 반석평의 총명과 충성)

(79) 嘉靖乙巳年(370, 이름을 밝히지 않은 선행)

(80) 尹任外戚也(61, 서로 여종을 사양한 홍인서와 윤홍충)

(81) 今上初臨海已死(261, 유몽인의 누이 홍천민 부인의 박학다식)

(82) 人之血氣有限(50, 조상과 자손 혈기의 비슷함)

(83) 洪大諫天民(160, 5월 5일생에 대한 俗忌)

(84) 凡人作事宜十九年(368, 19년의 기한)

(85) 李之菡先墓(91, 이지함의 기행과 애민의식)

(86) 蘇世讓(165, 소세양 삼형제의 장지 잡기)

(87) 朴府院君紹[應順](166, 추측하기 어려운 풍수)버지. 이것은 다른 이본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오류

(88) 尹秀才希宏(445, 정원의 사치)

(89) 譯官申應澍(431, 불효로 천벌을 받은 신응주 일가)

(90) 閔山者(366, 서얼 민산의 치부 내력)

(91) 唐堯元年甲辰(551, 중국과 우리나라 역수의 유사함)

(92) 興陽有李陸[睦]者(109, 이목의 출가)

(93) 昔余幼時(100, 환술에 능한 중)

(94) 成均館前[洞](308, 무당과 의원의 믿을 수 없음)

(95) 古人漫錄(490, 호랑이를 떠메고 간 보은 좌수)

(96) 鼬者黃鼠也(492, 物性의 신이함)

(97) 有野客會友烹狗(473, 미끼로 수리 잡는 법)

(98) 丁酉之難扶安民(534, 부안 백성의 忠犬)

(99) 詩人鄭之升(510, 정지승과 회계곡의 거북)

(100) 長興漁人(511, 거북을 죽인 응보)

(101) 申砬爲北兵使(485, 호인이 만난 백두산의 괴이한 짐승)

(102) 文化將校吏(486, 문화유씨와 호랑이의 인연)

(103) 洪川民入山(488, 호랑이와 멧돼지의 싸움)

(104) 禮安有一鄕吏(512, 잉어의 보은)

(105) 牙山之縣(367, 무사와 환혼석)

(106) 海西有一農夫(539, 뱀을 쪼아 먹은 학)

(107) 有一山氓(506, 뱀 고기를 먹은 산골 백성)

(108) 有大蛇纏繞山獐(494, 악창을 치유하는 獐含草)

(109) 襄陽之府(503, 호랑이를 삼킨 뱀)

(110) 寶城海中(517, 쥐 떼에게 물려 죽은 고양이)

(111) 相國韓應寅(315, 한상국의 농사)

(112) 有客善種(317, 나무 심는 법)

(113) 黃轍者術士也(94, 술사 황철)

(114) 萬曆丙申(310, 유조생의 양생법과 선전관청의 면신례)

(115) 羅州牧使(312, 철분이 함유된 물의 이득과 해)

(116) 金剛山(434, 금강산의 대설과 산신령)

(117) 嘉靖乙巳(435, 수해를 방비한 이명준과 수해로 죽은 강중룡)

(118) 安德壽(306, 선조 때의 명의 안덕수)

(119) 京城有一宰相(133, 반함 구슬을 되돌려준 혼령)

(120) 金義童(62, 녹림당 김의동의 세공)

(121) 柳辰仝(40, 유진동의 사람됨을 알아본 이자견)

(122) 萬曆丁酉(27, 경리 양호의 담력과 승전)

(123) 僧天然(295, 준마를 길들인 천연)

(124) 井邑龍安咸悅(410, 완력을 믿다 낭패 당한 중)

(125) 權節(394, 권절의 완력)

(126) 尹元衡(354, 윤원형의 탐욕과 매관)

(127) 金安老(430, 권세가 김안로의 최후)

(128) 柳自[子]光(398, 지모가 비상한 유자광)

(129) 天朝官人劉海者(29, 명나라 관원 유해의 가족 상봉)

(130) 金將軍應河(16, 김응하의 의기)

(131) 乙[己]卯士禍之後(383, 김홍도의 기개)

(132) 有一書生入山寺讀書(425, 승지 부인의 원수를 갚은 강자신)

(133) 洞允者才僧也(115, 재주 많은 중 동윤)

(134) 懶翁者(102, 산 귀신을 죽인 나옹선사)

(135) 博奕者(330, 바둑의 고수 김철손 서천령 신구지)

(136) 李慶禧(152, 이경희 집의 도깨비)

(137) 北道多雄嶽(460, 백두산의 비경)

(138) 嘉靖中江原道麟蹄縣民(489, 암곰과 함께 산 인제현 백성)

(139) 恩津石城之間(507, 뱀술의 효능)

(140) 朴命賢(508, 복수를 할 줄 아는 뱀)

(141) 全羅道寶城郡(504, 보성군 나군지의 뱀을 죽인 중)

(142) 漢江之南(491, 여우 고개)

(143) 先王朝(316, 大松 옮겨 심는 법)

(144) 客有問天然禪師(103, 의기가 높은 천연선사)

(145) 世俗多忌諱事(161, 세속의 금기)

(146) 申俔(395, 신현의 완력)

(147) 有宋生者寒士也(280, 대식가인 송생의 종)

(148) 隆慶中有官人(424, 용력으로 부인을 구한 전덕여)

(149) 高麗忠宣王之朝元也(250, 조맹부 서체가 유행하게 된 까닭)

(150) 南原鄭生者(10, 홍도 가족의 인생유전)

편의상 『어유야담』 '만종재본'의 분류체제에 의거해 『동화』에 수록된 각화의 내용적 경향을 파악해 보면, 인륜편 23화, 종교편 36화, 학예편 26화, 사회편 33화, 만물편 24화(이상 142화)로 정리된다. 나머지 8개 이야기는 (8) (17) (30) (42) (61) (91) (98) (106)번이 그것으로, 이들은 만종재본(총 521화 취합)에 누락된 이른바 '보유편'에 해당한다. 이 『동화』에는 만종재본에 수합되지 못한 이야기가 8개나 수록돼 있는 셈이다.
그런데 (2)화와 (3)화, (5)화와 (85)화, (7)화와 (135)화, (38)화와 (95)화는 각각 하나의 이야기가 둘로 나뉘어 수록된 것이다. 가령, (3화)는 저자의 논평만, (7)화는 서천령의 이야기만, (38)화는 두 개의 일화 중 전반부만, (85)화는 이지함에 대한 4개의 일화 중 세 번째 일화만, (135)화는 김철손 부분만 초록하듯 떼어내어 필사한 것이다. 때문에 『동화』는 총 150화로 구성돼 있으나,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146화를 수록하고 있는 이본이다.
서지적 가치
『어우야담』 이본은 현재 적어도 30종 이상의 필사본이 전한다. 학계에 보고된 이본만도 집대성 재편집 인쇄본인 만종재본을 제외하고서 26종이나 된다. 총 150화를 수록하고 있는 『동화』는 표지에 "東話 全"이라고 적혀 있으나, 똑같이 150화가 수록된 1책본 『어우야담』 이본을 그대로 계승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가령, 제36화의 서두가 "僧天然, 過海西之殷栗"이 아니라 "僧天然(所如), 過海西之殷栗"로 되어 있는데, 이는 청구패설본이나 고대본과 동일한 양상이다. 더 결정적으로, 제146화 「申俔」의 경우 끝에 "嘗入宣傳官廳-後官至縣監"까지 58자가 더 있다. 이 대목은 만종재본에도 반영되지 못했는데, 이는 청구패설본과 고대본에만 나타나는 현상이다. 청구패설본은 야사 총서인 『청구패설』(태동고전연구소 소장)의 2책과 3책 일부에 실려 있는 『어우야담』 이본으로, 총 427화가 수록돼 있다. 그리고 고대본(원본 1책, 補本 1책, 목차 1책)은 원본인 제1책에 수록된 것만도 373화이다. 청구패설본과 고대본은 『어우야담』 필사본 이본들 중 가장 많은 이야기가 실려 있는 이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동화』는 훨씬 더 많은 이야기가 수록된(또는 2책본 이상의) 어떤 『어우야담』 이본에서 150화만을 발췌해 1책으로 엮은 책으로 보인다. 이는 『어우야담』 정본(定本)의 유무(有無)에 관계없이, 독자들이 저마다 나름대로 좋아하는 이야기를 뽑아 자신들만의 선집(選集) 내지 초록본을 만들어 향유했음을 보여준다.
다음, 『동화』는 필체가 매우 미려한 책이다. 전반적으로 거의 절반가량은 행초(行草)를 섞어서 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정갈한 달필로 되어 있다. 해서(楷書)는 물론이고 초서도 반듯한 서체로 썼기 때문에 상당히 미려한 책 형태를 보여준다. 어떤 독자가 자신만의 선집본을 만들기 위해 공력을 들인 책으로 보이며, 그래서 그 표제까지 "東話 全"이라고 고쳐서 단 것일 수도 있다. 각각의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생략 또는 축약한 곳들이 다수 나타나는데, 그러나 이러한 내용적 문제점과는 별도로 이 『동화』는 『어우야담』의 유통 및 전승 과정을 새롭게 유추하는 데 있어 상당한 가치가 있는 이본이다.
내용적 가치
『어우야담』을 저술한 유몽인은 당대 최고의 문장가 중 한 사람이었다. 그에 걸맞게 『어우야담』은 간결하면서도 명쾌한 문체를 지닌, 적어도 문장 면에서는 우리나라 야담집 최고의 걸작으로서 손색이 없는 고전 명편이다. 『어우야담』이 일찍부터 문헌설화의 백미라는 찬사를 받은 것도, 단지 내용적 다양성과 흥미로움 때문만이 아니라 그 문장이 고문의 정수로 꼽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조선후기에 성행한 야담류의 효시작이라는 명성을 누리고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어우야담』은 창의적 발상이 대단히 뛰어난 저술이다. 때문에 단순한 설화가 아니며 야담이라고 하기에도 무언가 석연히 않은 면이 있다. 유몽인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었고, 기질도 자유분방한 사람으로서 문체는 고문(古文)의 정수를 추구하되 내용과 형식은 보다 창의적이고 차별화된 글을 쓰려고 했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어우야담』은 그 다룬 소재가 매우 넓은 데다 조선사람 현실의 이야기, 당대의 이야기, 저자 자신의 직접적인 체험과 견문에 의거한 이야기가 주류를 차지한다. 다소 엉뚱하고 비현실적인 허구적 이야기들 또한 예리한 풍자정신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냥 재미삼아, 장난삼아 집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미래를 향해 분명한 목적의식을 갖고 저술한 일종의 우언집이나 다름없는 책이 바로 『어우야담』이다. 그런가 하면 유몽인이 상처 받은 '자기 치유'를 위해 지은 이야기들도 상당수 발견된다. 아주 박학다식한 천재 문인으로서의 재주를 유감없이 보여준 저술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에서 『어우야담』은 우리나라 고전의 최고봉 중 하나라는 가치를 지닌다.
본 『동화』는 기본적으로 『어우야담』 이본이기 때문에, 『어우야담』 이본군 내에서의 위상과는 별도로, 그 존재 가치가 높다. 특히, 하나의 『어우야담』 정본이 폐쇄적으로 유전되지 않고 각기 큰 편차를 지닌 독자적 이본들이 다수 양산된 유통적 정황과 과정을 잘 보여주는 이본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그리고 이 『동화』는 만종재본에는 취합되지 못한 이야기가 8개나 수록된 이본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생략, 축약, 쪼개짐 등과 같은 양상도 다수 나타나는데, 이는 그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이본의 형성 문제를 고찰하는 데 있어 몇 가지 중요한 단서들을 제공한다.
참고문헌
신익철·이형대·조융희·노영미 옮김, 『어우야담』(전2책), 돌베개, 2006.
집필자 : 양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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