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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별산슈록[兎鱉山水錄]

장서인영 이미지 가+ 가-

자료UCI: RIKS+CRMA+KSM-WZ.0000.0000-20160331.OGURA_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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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기본정보
· 분류 고서-기타 | 교육/문화-문학/저술 | 집부-소설류
· 판종 필사본
· 발행사항 [발행지불명] : [발행처불명], [발행년불명]
· 형태사항 不分卷1冊(53張) : 29.4 X 20.8 cm
· 주기사항 表題: 鱉山水錄 全
書根題: 兎鱉山水
四針眼訂法. 한글표기
· 현소장처 일본 동경대학 오구라문고
· 청구기호 L174341

안내정보

이 책은 「토끼전」의 수많은 이본 가운데 하나이다. 「토별산수록」 이외에 「별주부전(鼈主簿傳)」, 「토생원전(兎生員傳)」, 「토별가(兎鼈歌)」, 「수궁가(水宮歌)」, 「토(兎)의 간(肝)」 등으로도 불린다. 이 책은 토끼전의 이본 중에서 20세기 전반에 등장한 것으로, 49장이라는 분량으로 볼 때 장편의 작품에 속한다. 국내에 소장된 2종의 이본(박순호본, 김동욱본)과 함께 동일한 작품군을 형성하며 향유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상세정보

편저자사항
본서가 갖고 있는 정보만으로는 편저자의 정보를 알 수 없다. 그러나 본서의 문면을 통하여 작품의 편저자를 가늠할 수 있다. 고전소설 중에서도 판소리계 소설의 경우는 소설 작가뿐 아니라 판소리 향유층이 작품의 형성과 개작에 관여하면서 넓은 편폭과 다양한 성향의 이본 양상을 드러낸다.
우선 본서에 실려 있는 「토별산수록」은 소설본의 내용과 판소리 사설이 혼재돼 있는 작품으로 볼 수 있다. 문면을 통하여 이 작품의 성향을 규정할 수 있겠는데, 이 작품은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전반에 등장했던 토끼전 소설본과 판소리 수궁가의 사설을 조합하고, 장편소설로 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토별산수록」에는 토끼전의 경판본을 비롯한 소설본의 화소, 수궁가의 사설이 들어 있으며, 더불어 조선후기 서울지역에서 유행한 것으로 보이는 가요사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작품의 내재적 결합 형태는 서사의 진행을 매끄럽게 전개시키고 있는데, 이는 독자의 흥미를 높이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유지하려 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이 책의 편저자는 경판본, 판소리 수궁가의 사설, 서울지역의 가요 등에 익숙하고 이를 이해하는 부류의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는 토끼전의 소설본과 판소리 사설의 일부, 유흥문화의 가요사설을 이해하는 독자층을 겨냥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현재 「토별산수록」과 거의 같은 성격의 작품이 2종 존재한다. 때문에 본서의 「토별산수록」은 독자적인 성격을 갖는 이본은 아니며, 토끼전 중에서 한 계열을 이룬 것 중에서 한 작품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들 작품의 편저자는 전문적인 필사본 업자, 그 중에서도 작품의 장편화를 도모했던 세책업자일 가능성이 높다.
구성 및 내용
본서는 49장 1책으로 되어 있고 온전한 결말을 갖고 있는 완결본이다. 본문의 상단에는 장차(張次) 표시가 있다. 본문은 매면 12행으로 일정하며, 한 행당 24자 내외의 글자로 쓰여져 있다. 「토별산수록」은 49장이라는 분량으로 볼 때, 토끼전 이본 중에서 장편소설에 속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토끼전을 판소리 창본 계통과 소설본 계통으로 나눈다면, 「토별산수록」은 전체적으로 소설본에 가깝다. 일례로 경판본 계열의 작품 후반부에만 등장하는 암토끼의 삽화가 「토별산수록」에서도 확인된다. 그럼에도 판소리의 영향도 발견할 수 있는데, 이 작품에는 판소리 수궁가의 사설인 '토끼화상', '고고천변'이 변형된 형태로 들어 있다. 하지만 판소리의 사설은 소설체로 윤색되어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사항은 이 작품은 소설체나 판소리체와는 다른 율문체의 문장이 적잖이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조선후기 서울지역에서 불렸던 가요인 '짝타령'이 들어 있다는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이는 이 작품이 일반적인 판소리와 다른 경로의 가요사설을 수용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한편 「토별산수록」의 결말은 별주부의 충성과 토끼의 지기를 모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의 후반부에서 토끼를 놓친 별주부가 남해 관음보살에게 약을 얻어 용왕의 병을 구완하는 내용이 있고, 그 뒤에는 토끼가 무사히 육지로 돌아간 이후의 후일담이 덧붙여 있다. 이러한 「토별산수록」 후반부의 서사는 소설본과 판소리 수궁가의 결말을 결합하고 개작한 결과로 판단된다.
서지적 가치
본서의 「토별산수록」은 일본 동경대 오구라 문고에 소장되어 있는 작품인데, 현재 국내에도 2편의 동종본이 확인된다. 본서의 작품은 박순호 소장본 「토별산수록」(월촌문헌연구소 편, 『한글 필사본 고소설 자료 총서』 48, 오성사, 1986)과 김동욱 소장본 「토별산슈록」(김동욱 편, 『나손본 필사본 고소설 자료 총서』 75, 보경문화사, 1994)과 상당한 친연성이 확인된다. 게다가 박순호 소장본과 김동욱 소장본은 각각 70장본과 41장본(뒷부분 낙장)으로 토끼전 이본 중 장편에 속하기 때문에 이들 작품은 같은 성격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박순호 소장본의 필사기는 기사년(1929)로 되어 있으며, 김동욱 소장본이나 본서의 「토별산수록」의 문면에 쓰이는 표기법은 현대어와 가깝다. 따라서 이들 작품은 20세기 전반에 등장했을 가능성이 크며, 이 세 작품은 당시 일련의 작품군을 형성하며 향유되었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세 작품은 토끼전의 작품 중 비교적 장편에 해당한다. 이렇게 장편화된 까닭은 기왕의 이본에서 화소들을 결합하여 개작했기 때문으로 추정할 수 있다. 「토별산수록」의 전체적인 서사는 박순호 소장본, 김동욱 소장본과 유사하지만, 작품의 후반부는 두 작품을 결합하고 부연하여서 약간 더 확장되었다고 할 수 있다. 박순호 소장본의 결말부에는 토끼가 부르는 '짝타령'이 길게 반복되어 있는데, 본서의 「토별산수록」에도 유사한 형태의 '짝타령'이 들어 있다. 그런데 그 결말의 양상은 다르다. 박순호 소장본에서는 독수리가 토끼에게 '짝타령'을 듣고 그 재주를 가상히 여겨 놓아준다. 헌데 김동욱 소장본은 '짝타령'이 없는 대신에 토끼가 독수리를 바위틈으로 유인하여 죽을 위기에서 탈출하는 내용이다. 본서의 「토별산수록」은 박순호 소장본처럼 '짝타령'이 들어 있고, 그 뒤에 김동욱 소장본처럼 토끼가 독수리에게서 탈출하는 내용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한 두 작품에는 없는 암토끼를 비롯한 가족과 재회하는 장면이 후일담으로 더 덧붙여 있다. 이러한 점을 볼 때, 본서의 「토별산수록」은 박순호 소장본과 김동욱 소장본을 같은 계열로 하는 작품에서 약간 더 변형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본서의 발굴은 토끼전의 이본 계열 중 장편 작품을 상호 비교하고 계열화 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내용적 가치
대개 토끼전은 서두 부분에서 정형된 모습을 보이는데, 박순호 소장본, 김동욱 소장본 그리고 본서의 「토별산수록」은 여타 토끼전의 계열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되어 있다. 이 작품의 서두 부분은 오악(五嶽)과 사해(四海)의 유래와 사해용왕(四海龍王)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4·4조의 율문체 문장으로 되어 있어 독특하다. 또한 이 작품의 결말 부분에 토끼의 '짝타령'이 들어 있다는 점은 현행 판소리 수궁가의 사설과 차이를 보인다. '짝타령'은 「남원고사」를 비롯한 세책본 계열의 춘향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요사설이다. '짝타령'을 비롯하여 「토별산수록」에서 보이는 가요사설은 토끼전의 소설본이나 창본의 사설에 들어있지 않은 것들이다.
본서의 「토별산수록」에는 서울지역 유흥문화와 관련이 있는 소위 중고제 관련 가요사설도 들어 있는데, 이점은 판소리의 성립과정과 다른 경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데에서 의미가 있다. 이 작품의 내용 중에는 판소리 창본과 친연성이 있는 부분도 확인되지만, 문체와 사설의 측면에서 보자면 수궁가와는 다른 성격의 가요를 수용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의 후반부에 암토끼 삽화가 등장한다는 점, 토끼의 가족 삽화가 들어 있다는 점은 소설본 계통의 작품과 관련성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토끼전에서 암토끼 삽화가 들어 있는 작품은 소설본 계통인 경판본 계열만이 특징이다. 「토별산수록」에도 이 삽화가 들어 있다는 점은 이 작품이 경판본 계열의 소설본에서 영향을 받았음을 암시한다.
한편 「토별산수록」은 별주부 그리고 그의 충성심을 부각하면서도, 작품의 후반부에는 토끼의 행적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참고문헌
김동건, 『토끼전 연구』, 민속원, 2003.
민찬, 『조선후기 우화소설연구』, 태학사, 1995.
이진오, 「토끼전의 계통과 지향」, 고려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4.
인권환, 『토끼전·수궁가 연구』,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01.
집필자 : 이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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