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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향졍긔(錦香亭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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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UCI: RIKS+CRMA+KSM-WZ.1912.1100-20120608.TOYO_0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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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기본정보
· 분류 고서-기타 | 교육/문화-문학/저술 | 집부-소설류
· 판종 필사본
· 발행사항 경성(京城) : [발행처불명], 1912
· 형태사항 7卷7冊 : 無界, 11行字數不定 ; 23.5 X 20.3 cm
· 주기사항 한글 貰冊本임
表題: 錦香亭記
卷首題: 금향졍긔
書根題: 금향
裝訂: 四針眼
備考: 각 冊의 장수와 筆寫記는 다음과 같음. 冊1(29張), 셰임자(1912)원월일향목동셔. -- 冊2(30張), 셰임자(1912)이월일향목동셔. -- 冊3(28張), 셰임자(1912)원월일향목동셔. -- 冊4(29張), 셰임자(1912)원월일향목동셔. -- 冊5(29張), 셰임자(1912)원월일향목동셔. -- 冊6(30張), 셰임자(1912)졍월일향목동셔. -- 冊7(33張), 셰임자(1912)원월일향목동셔
· 현소장처 일본 동양문고
· 청구기호 Ⅶ-4-232

안내정보

『금향정기(錦香亭記)』는 중국소설 『금향정(錦香亭)』 16회본의 한글 번역본이다. 중국소설 『금향정』은 당(唐)나라 현종(玄宗, 712-756) 때를 배경으로 하여, 남녀 주인공 종경기와 갈명화의 결연을 다룬 소설이다. 이들 주인공이 갈명화 집 후원에 있던 ‘금향정’에서 인연을 맺었기에 이러한 제목을 붙인 것이다. 이 소설은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 당나라 현종 때인 ‘안녹산의 난’이기에, 역사적 사실들이 작품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예를 들어, 실존 인물이었던 현종, 양귀비, 양국충, 안록산, 사사명, 괵국부인, 뇌만춘, 남제운, 곽자의, 고력사 등이 등장하여 긴밀하게 연결된 가운데 소설의 내용이 전개된다. 한글 번역본인 『금향정기』는 이러한 원전(原典)의 내용을 축약해서 번역하였다. 그러나 일부는 의역을 하거나 번역 과정에서 원전과는 다르게 전개된 내용도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금향정기』의 이본은 대략 30여 종이다. 이본은 일반 필사본을 비롯하여, 상업출판물인 방각본, 세책본, 활판본이 있다. 이때 『금향정기』는 “금향정록”, “종경기전”, “종생전” 등 여러 제명(題名)으로 호칭되었다. 주인공의 이름을 제명으로 삼는 명명(命名)의 전통이 반영된 결과라고 하겠다. 이 동양문고본 『금향정기』는 7권 7책의 세책본(貰冊本)으로, 향목동(香木洞) 세책점에서 대여를 목적으로 제작한 한글필사본이다.

상세정보

편저자사항
『금향정기』의 원전인 중국소설 『금향정』은 청대(淸代) 강희(康熙, 1662-1722) 연간의 저작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의 저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단지 『금향정』 기원장판본(岐園藏版本)에 ‘고오소암주인편(古吳素庵主人編), 무원종화소사열(茂苑種花小史閱)’이라는 편자 사항이 밝혀져 있을 뿐이다. 이 소설이 국내에 전래된 시기는, 유만주(兪晩柱, 1755-1788)의 『흠영(欽英)』 소재 기록으로 미루어 18세기 무렵으로 추정된다. 유만주의 기록을 통해 당시 중국소설 『금향정』이 유입되어 널리 읽히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한글로 번역된 『금향정기』는 언제, 누가 번역했는지 명확하지 않다. 원전이 중국소설이라는 점에서 중국소설을 전문적으로 번역했던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구성 및 내용
동양문고본 『금향정기』는 향목동 세책점에서 필사하여 대여해주던 세책본이다. 전체 7권 7책으로, 각 권은 매 면 11행, 매 행 11~13자로 되어 있다. 각 권의 장수와 필사기는 다음과 같다.
권1 : 29장, 임자년(1912) 1월
권2 : 30장, 임자년(1912) 2월
권3 : 28장, 임자년(1912) 1월
권4 : 28장, 임자년(1912) 1월
권5 : 29장, 임자년(1912) 1월
권6 : 30장, 임자년(1912) 1월
권7 : 33장, 임자년(1912) 1월
『금향정기』는 남녀 주인공 종경기와 갈명화의 만남과 결연 과정이 ‘안녹산의 난’과 절묘하게 교직(交織)되어 있다. 작품의 전체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당나라 명 황제 시절, 경상 홍화방에 살던 종수는 고아(孤兒)에다 빈한(貧寒)한 신분의 사람이었다. 그러나 학업에 열중하여 과거에 급제하고 이부총재의 자리에까지 오른다. 하지만 조정은 간신이 득세하여 어지러운 상황이었기에 낙향하게 된다.
종수 부부는 자식이 없다가 늦게야 아들을 얻는다. 아들인 종경기는 여려서부터 총명했다. 이를 본 주위 사람들의 많은 구혼(求婚)이 있었다. 그러나 종수 부부는 이를 거절하고 아들을 학업에만 몰두하게 했다. 그러던 중 종경기의 두 부모는 아들만 홀로 남겨둔 채,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종경기는 슬픔을 이겨내고 학업에 정진하여 과거에 응시한다.
과거를 치른 뒤 종경기는 장안(長安) 곳곳을 구경하다가 우연히 금향정(錦香亭)에 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미모의 여인인 갈명화를 만난다. 그녀의 모습에 반한 종경기는 한참을 서성이다가 갈명화가 금향정에 남긴 백릉수건에 쓴 시를 얻는다. 이후 종경기는 백릉수건을 매개로 서로 시재(詩才)를 겨루고 정약(定約)도 맺게 된다. 그러던 순간에 갈명화의 아버지인 갈태고가 등장하는데, 이에 놀란 종경기는 옆집 담을 넘는다.
갈태고의 옆집은 양귀비의 언니인 괵국부인의 집이었다. 괵국부인은 종경기에 모습에 반하여 오랜 기간 동안 집안에 가두고 밀회를 즐긴다. 이후 종경기는 과거에 급제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데, 그때가 되서야 괵국부인은 종경기를 풀어준다.
종경기는 한림학사에 제수되고 혼인을 위하여 갈명화의 집을 다시 찾는다. 그러나 갈명화의 아버지인 갈태고는 안녹산과 이임보의 모함을 받아 서천만호로 좌천된다. 혼인을 위하여 종경기는 두 사람을 찾아나서고 산 속에서 호환(虎患)을 만난다. 이때 뇌만춘이 등장하여 종경기를 구해준다. 종경기의 모습을 본 뇌만춘은 질녀(姪女)인 뇌천연과의 혼인을 부탁한다. 이에 종경기는 뇌천연과 먼저 혼례를 치룬다. 이후 세 사람은 헤어져 뇌만춘은 장순의 부장이 되고, 종경기는 관리로 부임한다.
한편, 안녹산은 황제가 되고자 모반을 일으키고 갈태고가 지키던 범양성을 함락시킨다. 이때 안녹산의 아들인 안경서는 갈명화의 모습에 반하여 강제로 혼인할 것을 요구한다. 갈명화는 화를 피하기 위하여 자신의 시비(侍婢)인 벽추와 어렵게 성을 빠져 나온다. 도망치던 그들은 안녹산의 첩자로 오해받아 관군(官軍)에게 잡혀 심문을 받는데, 뇌만춘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이후 갈명화는 종경기가 있는 장안으로 향하다가 전란의 와중에 곽자의의 궁녀(宮女)가 되고, 자신의 시비인 벽추는 갈태고에 의해 양녀(養女)가 된다.
안녹산의 난을 저지하려던 뇌만춘은 장순과 함께 휴양성에서 싸우다가 장렬히 죽는다. 파죽지세였던 안녹산은 이후 곽자의 등의 관군과 의병에 의하여 기세가 꺾인다. 이때 종경기도 관군에 가담하여 큰 공을 세운다.
전란이 평정된 후에 종경기는 갈명화의 행방을 몰라 안타까워하였으나 곽자의의 궁녀가 된 갈명화와 갈태고의 양녀가 된 시비 벽추와 재회하여 동시에 혼인을 치룬다. 이후 세 사람은 많은 자식을 낳고 행복하게 여생을 마친다.
동양문고에 소장된 향목동 세책본 『금향정기』의 내용을 간추리면 이상과 같다. 전체 7권 7책 중, 권1은 종경기의 집안 내력에서부터 그가 과거 급제하기 전까지의 내용, 권2는 종경기가 과거에 급제한 뒤에 갈태고를 찾아가 혼례를 청하고자 하나 좌천되어 만나지 못하는 내용, 권3은 장순과 뇌만춘이 만나 의형제를 맺는 내용, 권4는 안경서를 피해 도망간 갈명화가 곽자의 앞에서 심문을 받는 내용, 권5는 갈명화와 벽추가 괵국부인을 만나 전란을 잠시 피하는 내용, 권6은 종경기가 괵국부인을 통해 갈명화의 생존 여부를 알게 되는 내용, 마지막으로 권7은 종경기와 갈명화가 재회하여 결연을 맺는다는 내용이다.
서지적 가치
현재 확인된 세책본 『금향정기』는 약현동 세책본(1891), 아현동 세책본(1898), 남소동 세책본(1904), 향목동 세책본(1912)까지 모두 4종이다. 이 중에서 가장 늦은 시기의 것이 동양문고 소장 향목동 세책본이다.
4종의 세책본을 대조해보면 20여년이라는 시간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전체 권수(卷數), 분권(分卷)의 양상, 자구(字句)에 큰 변화가 없다. 이것은 세책본의 텍스트가 고정된 채 유통되었음을 보여준다. 향목동 세책본은 이러한 사실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로, 세책점 간의 텍스트 공유 문제, 상호 관계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그 밖의 중요한 특징은 ‘권2’의 서지사항이다. 권2는 다른 권책이 “임자년 1월”에 필사된 것과 달리 “임자년 2월”에 필사되었다. 이는 대여 과정에서 해당 권책의 분실, 또는 파손으로 인하여 한 달 뒤에 세책점에서 새로 보책(補冊)한 것이다. 이는 세책본의 유통 양상을 유추하는 데 있어 흥미로운 단서가 된다.
내용적 가치
30여 종의 이본이 존재하는 『금향정기』는 내용상 ‘경판본 계열’, ‘세책본 계열’, ‘기타 계열’로 나눌 수 있다. 계열이 구분되는 근거는 이 소설의 원전인 중국소설 『금향정』을 원전을 얼마나 변개시켰는가 하는 점이다.
경판본 계열은 ‘종경기와 괵국부인의 밀회(密會)’가 변개되었고, 세책본 계열에서는 경판본 계열과 같은 변개는 없지만 ‘종경기의 가계담(家系談)’이 새로이 첨가되었다. 기타 계열에서는 제목은 ‘금향정기’이지만 작품의 배경으로만 ‘금향정’이 등장할 뿐 원전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이는 『금향정기』의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전혀 다른 소설이기에 별도로 살필 필요가 있다. 따라서 『금향정기』는 크게 두 계열로 구분할 수 있다. 두 계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아래 제시된 남주인공 종경기와 괵국부인의 밀회담이다.
[1] 부인이 문왈, “그대는 어떤 사람이며 성명은 누구인데, 무슨 일로 이곳에 들어왔느뇨?” “생이 춘경을 탐하여 점점 산보하다가 깊이 들어오는 줄을 몰라 이에 이르렀사오니 죄를 용서하소서.” 부인 왈, “그런 일은 혹 고이치 아니하며 족히 개렴할 일은 아니지만 내 집에 출입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지만 그대처럼 아름다운 소년은 처음 보았으니 이제 그대를 대함에 애중함이 비할데 없도다.” 하고 시비를 명하여 주찬을 갖추어 관곡하게 대접하고 밤이 새매 다시 잔치를 베풀고 즐기고자 하거늘 (…중략…) 부인이 더욱 희열하여 “그런즉 빨리 돌아가 방을 기다려라” 생이 감사하고 후문으로 나와 (…후략…) (경판본 상권, 14장~15장. 현대역은 필자)
[2] 부인이 생의 옥수를 어루만지며 웃고 말하되 “어찌 이처럼 겸양하는가” 생이 취기 심한 중의 부인의 손을 잡고 무릎을 가까이하며 물리치지 못하여 (…중략…) 생이 취중이지만 너무 음란함을 더럽게 여기더라. (…후략…) (동양문고본 권1, 11~14장. 현대역은 필자)
경판본 계열은 제시한 예문처럼 종경기와 괵국부인의 만남이 변개되어 있다. 그러나 세책본 계열에서는 원전과 같이 미소년을 사랑하여 종경기와 잠자리에 드는 모습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이렇게 두 계열이 차이가 나는 것은 중국본이나 완역본을 저본으로 하면서 각기 필요한 부분을 취사하여 만들었기 때문이다. 즉 상업적인 이윤 확보를 위하여 각각 내용이 겹치는 것을 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금향정기』는 이본의 존재 양상이 상업적인 배경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조선후기 상업출판 서적의 실상을 규명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작품이다.
참고문헌
江蘇省社科院文學研究所編, 『中國通俗小說總目提要』, 中國文聯出版公司, 1990.
유춘동, 「금향정기의 연원과 이본 연구」, 연세대 국문과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2002.
이윤석․大谷森繁․정명기, 『세책 고소설 연구』, 혜안, 2003.
이윤석․유춘동, 『금향정기』, 경인문화사, 2007.
임명옥, 「금향정 소고」, 『중국학논총』7, 한국중국문화학회, 1998.
조희웅, 『고전소설 연구보정』상, 박이정, 2006.
조혜란, 「금향뎡긔 연구」, 이화여대 국문과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1986.
집필자 : 유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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