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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경위 및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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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이문고는 조선사학자인 가와이 히로타미(河合弘民, 1873-1918)가 연구 자료로 수집한 조선 전적과 고문서로 이루어졌다. 가와이 사후 1년 뒤인 1919년, 당시 경도대 문학부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이마니시 류(今西龍, 1875-1932)의 주선으로 경도대학도서관이 가와이의 유족으로부터 793종 2,160책을 매입하면서 만들어지게 되었다.

가와이문고에는 특히 조선의 재정에 관한 자료가 풍부하다. 가와이 히로타미는 1898년 동경제국대학 문과를 졸업하고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다가 1907년 동양협회전문학교(1918년 拓殖大學으로 개칭) 경성분교의 교장으로 취직하면서 조선으로 건너왔다. 가와이 히로타미는 조선에 체류하는 동안 조선사 특히 재정에 관한 연구에 몰두하면서 관련 자료를 각 방면에서 수집하였다. 가와이 히로타미가 척식대학 교수였다는 점은 그가 조선사연구에 몰두하게 된 계기를 짐작하게 한다. 즉 식민지지배에 기여하기 위한 연구, 이 연구를 위한 자료조사 및 수집 경위는 그가 수집한 자료의 성향을 짐작하게 한다.
가와이문고의 고전적 중에는 필사본이 약 500여 종, 간본이 약 300여 종을 차지한다. 특히 필사본 자료 가운데 귀중한 자료가 많다.
필사본은 조선후기 재정사 및 도시상업 등 경제사를 밝힐 수 있는 자료, 국역시전류(國役市廛類)를 비롯하여 조선시대 경제상황을 살필 수 있는 원 자료가 150여 종 이상 수집되어 있다. 특히 면주전(綿紬廛) 관련 원 자료가 많다. 대부분 철종연간부터 1913년까지의 것들로 조선말기 재정사 및 도시상업 경제사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자료이다.
간본 자료 중에는 관리들에게 하사한 반사본(頒賜本) 15여 종이 있어 서적의 유포 경위를 살필 수 있다. 활자본은 130여 종, 목판본은 140여 종이 소장되어 있다. 활자본 자료 중에서 가장 오래된 자료로는 1434년 주조된 초주 갑인자로 인출된 『대학연의(大學衍義)』를 들 수 있다.

가와이 문고에 소장된 한국 고전적은 공사(公私) 기록, 정치·경제·종교·풍속 등 다방면에 걸쳐 있으며 이는 조선의 사회문화사 특히 재정사 연구에 필수적인 자료들이다. 역사뿐만 아니라 경사자집(經史子集)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자료가 수집되어 있다. 특히 조선후기 세책가에서 유통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글소설이 약 45여 종 소장되어 있다. 이 소설은 상태가 매우 조악하여 자료적 가치는 떨어지지만 표지와 여백에 수많은 독자들의 낙서가 있어 당시 세책문화의 일면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중 「곽종운전」은 국내외 유일본이다.
가와이문고 자료 중 주목할 것 하나는 3500여 건에 이르는 조선시대 고문서이다. 가와이문고 고문서의 사료적 가치는 특히 공인(貢人)관계 문서, 기인분미첩문(其人分米帖文), 기인액정좌리문기(其人掖庭坐里文記), 공작미포(公作米布), 금주전(錦紬廛) 관계문서 등에 있다. 토주계회계책(吐紬契會計冊), 수주이소전장등록(水紬二所傳掌謄錄)은 문호개방을 전후한 시기에 상공업의 수준, 사회경제사적 단계를 밝힐 수 있는 민간문서이자 민간 상인들이 만든 조직의 인계(引繼) 문서 및 공인(貢人)과 그 조직과의 관계를 밝히는 자료이다. 또 토지·가옥·물건의 매매와 관련된 것, 공미(公米)·공목(公木)에 관한 것, 외교·공물 등에 관한 것들이 다방면에 걸쳐 수집되어 있다. 조선시대의 재정에 관심이 많았던 수집자의 관심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가와이문고 고문서 가운데에는 245건의 위조문서가 함께 소장되어 있다는 점이다. 위조문서의 제작 주체, 제작 시기 등을 밝히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연구과제라고 할 수 있다. 위조문서를 누가 언제하였는지를 안다면 문서유통 등을 밝히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가와이문고의 서지목록은 그간 여러 차례에 걸쳐 간행된 바 있다. 전적 기증을 주선한 이마니시 류가 1917년에 최초로 목록을 작성한 바 있고, 이후 1970년대에 일본에서 작성한 목록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서지학회에서 지난 1992년에 여러 해외 기관 소장 한국 고전적을 조사하는 가운데 가와이문고를 조사하여 『해외전적문화재조사목록-河合文庫所藏韓國本』을 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