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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리대학 소장 연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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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연행(燕行)
중국에 사신(使臣)간 사람들을 ‘연행사(燕行使)’라고 통칭할 수 있다. 연행사는 세계외교사에서 극히 특이한 존재이다. 그들은 약 500여년 간에 걸쳐서 서울에서 북경에 이르기까지 거의 같은 경로를 경유하고 있으며, 고려시대 및 그 이전을 포함하면 더 오랜 시간이 된다.
조선(朝鮮)과 명조(明朝) 사이에는 정기적인 사절(使節)만 매년 거의 3회가 파견되었다. 『청선고(淸選考)』라는 사료(史料)를 보면 조선과 청조 사이에도 인조 15년(1637)부터 청일전쟁이 발발한 고종 31년(1894)까지 258년간 494회, 매년 평균 2회의 사절이 파견되었다. 연행 사절의 명단은 『동문휘고(同文彙考)』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대체로 명대에 중국 사행 기록은 주로 ‘조천록’으로, 청대의 중국 사행 기록은 주로 ‘연행록’으로 통칭하였다.
버클리대 소장 연행록의 현황

제목

저자·편자·필사자

권책수

내용

燕行日錄

李墪

필사본 1(109)

1685년 진주겸사은사(陳奏兼謝恩使)에 서장관으로 참여한 다녀온 이돈(李墪)연행록

隨槎錄

저자미상(醫員)

필사본 1

1778 3월 진주겸사은사에 의원으로 참여한 인물의 연행록

燕彙

洪大容/朴趾源 著

필사본 18

홍대용의 『담헌설총6책과 박지원의 『열하일기』12책을 합본한 것

熱河日記抄

朴趾源 著

필사본 1

박지원의 『열하일기』 초록하고 저자 미상의 작품을 부록하여 만든 책

燕行紀

徐浩修 著

필사본 42

1790건륭제(乾隆帝)팔순만수절(八旬萬壽節)진하사의 부사로 참여한 서호수의 연행록. 1793년에 완성한 『열하기유』의 수정본

燕行備覽

端居子

필사본 1(67)

1793(추정) 사행에 참여한 단거자(端居子)라는 인물이 연행에서 갖추어 볼만 한 것(또는 필수로 준비해야 할 것)을 정리한 책

 

주요자료 소개
〇 『연행일록(燕行日錄)』
『연행일록(燕行日錄)』은 1685년 진주겸사은사(陳奏兼謝恩使)의 서장관이었던 이돈(李墪)이 저자이다. 반행반초(半行半草)의 달필(達筆)로 필사된 자료로 분량도 상당한 편이다. 이 사행은 청의 국경을 범월(犯越)한 조선인에 대한 처리 문제가 주된 사안이 된 진주사행이었는데, 정사는 우의정 정재숭, 부사는 호조참판 최석정이다. 최석정의 『명곡집』권3에 ‘초여록(椒餘錄)’으로 이 사행 때 지은 시들이 수록되어 있어 좋은 참조가 된다.

1686년 1월28일 한양을 출발해서 2월20일 압록강을 건넜고 3월25일 북경에 들어갔다. 옥하관에는 41일을 체류했다. 이 사절단의 정문(呈文)에 대해 청 황제의 자문(咨文)은 극히 패만(悖慢)하였고, 황제는 조선의 공물까지 받기를 거부하고 돌려보냈다. 이돈은 병자 정묘년 이래 최대의 모욕이라고까지 표현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다. 『숙종실록』에 이 사행단의 사단과 관련해 그 구체적인 내용이 거의 나오지 않는 바, 본서의 주요 내용이 되고 있는 이 부분은 외교사의 한 장면으로 의미 있는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버클리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 소장 『연행일록』
〇 『수사록(隨槎錄)』

『수사록(隨槎錄)』은 1778년 3월 사은겸진주사 일행의 의원(醫員)으로 수행한 자의 연행록이다. 당시 정사는 채제공(蔡濟恭), 부사는 정일상(鄭一祥), 서장관은 심염조(沈念祖)였다.
버클리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 소장 『수사록』
〇 『연휘(燕彙)』
『연휘(燕彙)』는 총18책으로 1-12책은 『열하일기(熱河日記)』, 13-18책은 『담헌설총(湛軒說叢)』, 『연행잡기(燕行雜記)』, 『건정필담(乾淨筆談)』이다. 『연휘』는 현재 국내외에 몇 종의 이본이 전하고 있다. 본 버클리 소장본 이외에 일본 동양문고(東洋文庫) 소장본이 있으며, 국내에 연세대외 고려대, 국민대 등에 소장되어 있다. 그 외 서울대 규장각 및 한국은행/종로시립도서관, 일본 정가당문고 등에 ‘연휘’라는 제명은 아니지만 홍대용 저술인 『담헌설총』이 소장되어 있어 참고할 수 있다. 각 책은 책 수와 구성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본서는 총18책으로 박지원의 『열하일기』 12책, 홍대용의 『담헌설총』(「연행잡기」+「건정필담」) 6책으로 구성되었다. 『열하일기』 제1책의 경우 계선(界線)이 있는 원고지에 필사되어 있고, 필사상태가 좋지만 그 이후 책들과 『담헌설총』은 계선이 없는 종이에 필사되어 있다. 본문에 붉은색/회색으로 비점과 권점이 찍혀 있고, 상단에 주석을 적은 경우가 보인다.
버클리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 소장 『연휘』
〇 『열하일기초(熱河日記抄)』
본서는 『열하일기』를 초록(抄錄)하여 만든 책이다. 서문과 발문 및 간기(刊記) 등이 없어 필사자 및 필사 연대는 알 수 없다. 본서의 구성을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는 26권 10책의 필사본 『열하일기』(古 4810-3-1-10)의 목차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우선 권1 「도강록(渡江錄)」(1780년 6월 24일-7월 9일), 권2 「성경잡지(盛京雜志)」(7월 15일-23일)는 모두 생략하였고, 이하 부분은 초록하여 재구성된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규장각본 『열하일기』가 일기체 서술을 기본으로 하면서 해당 날짜 아래 주제별로 제목을 달고 서술하기도 하여 일기(日記)와 유기(遊記)의 결합을 시도했다는 점이 특징이라면 본서는 여정의 날짜는 모두 생략하고 주제별로 원서에 달린 제목을 그대로 쓰거나 필사자가 나름대로 붙인 제목을 달아 주제별로만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46장-a면부터 51장-a면까지는 양주(洋州) 지부(知府)가 망운루(望雲樓)를 중수(重修)한 것을 기념하는 상량문(上樑文)이 실려 있다. 다음으로 8조문의 짧은 글이 수록되어 있는데 다시 글씨체가 바뀌어 필사된 것으로 저자와 필사자는 알 수 없다. 각각의 내용은 소중화(小中華)라고 불린 우리나라에 대한 짧은 글을 시작으로 ‘천(天)’자, ‘시(示)’자, ‘동(東)’자, ‘서(西)’자 등에 대하여 서술하는 내용이 흥미롭다. 이어서 하늘과 땅의 크기를 서술한 조문이 있고 사물의 지극히 큰 것과 지극히 작은 것을 서술한 조문이 있다. 이어서 사람의 골절, 생물의 다양함, 기화(氣化), 동물의 선(善)에 대하여 서술하고 있다.
버클리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 소장 『열하일기초(熱河日記抄)』
〇 『연행기(燕行紀)』
『연행기(燕行紀)』는 학산(鶴山) 서호수(徐浩修, 1736-1799)가 1790년(정조 14) 건륭제(乾隆帝)의 팔순만수절(八旬萬壽節)에 진하사의 부사로 연행(燕行)을 다녀온 기록으로, 연행을 다녀온 지 약 2년 반 뒤에 완성한 『열하기유(熱河紀遊)』의 수정본이다. 『연행기(燕行紀)』는 규장각, 일본 오사카(大阪) 나카노지마(中之島) 도서관에도 소장되어 있지만, 본서는 『열하기유(熱河紀遊)』에서 『연행기(燕行紀)』로 수정되는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어 수정과정을 파악하는 데 유용한 자료이다. 가령, 연행단을 구성할 때 서호수가 계청(啓請)하여 박제가(朴齊家)와 유득공(柳得恭)을 데려가게 된 내용이 『열하기유』에 기록되어 있으나 『연행기』에는 빠져있다. 이 부분이 본서에는 종이를 덮어 지운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외 서학(西學)과 관련된 내용은 『연행기(燕行紀)』에 누락되어 있는데, 본서에서는 모두 종이로 덮여 수정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규장각 소장본에 보이는 오자가 필사자의 실수임을 본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권2의 7월 16일자에 신요(神堯)를 신광요(神光堯)로 잘못 쓴 것, 7월 18일자 호전왕시(好錢王詩)에서 전겸익(錢謙益)을 뜻한 전(錢)을 누락시킨 것, 권3의 8월 5일자 석회(石灰)를 석탄(石炭)으로 잘못 쓴 것, 8월 24일 전우(殿右)를 전좌우(殿左右)로 잘못 쓴 것 등등이 있다. 본서는 규장각 소장본의 오자를 수정할 수 있어 서호수의 『연행기(燕行紀)』 정본을 확인할 수 있는 유용한 자료이다
버클리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 소장 『연행기』
〇 『연행비람(燕行備覽)』
『연행비람』은 단거자(端居子)라는 사람이 계축년에 쓴 서문이 붙어 있다. 계축은 1793년으로 추정되고 이 해에 수행원 신분으로 중국을 다녀온 듯하다. 제목 그대로 연행에서 갖추어 볼만 한 것이나 필수로 준비해야 할 것을 정리하였는데, 객관적 기술만 있을 뿐 저자가 거의 노출되어 있지 않다.

항목들은 다음과 같다. 노정기(路程記), 탕참(湯站), 당태종동정처(唐太宗東征處), 봉황성(鳳凰城), 송참(松站), 답통(沓洞), 아미장(阿彌庄), 신구요동(新旧遼東), 백탑(白塔), 흥경(興京), 사니강(邪泥江), 심양(瀋陽), 심양내설치관방군정전정(瀋陽內設置官方軍政田政), 공로우회(貢路迂回), 자심양지산해관여몽고상통로유삼(自瀋陽至山海關與蒙古相通路有三), 송산행산구전장(松山杏山旧戰塲), 연돈(烟燉), 영원(寧遠, 附 조대수패루), 대릉하사동비(大凌河四同碑), 북진묘(北鎭庙), 의무려산(醫巫閭山), 고려보(高麗堡), 강녀묘(姜女廟), 산해관(山海關, 망해정 장대), 망해정(望海亭), 將臺(將臺), 산해관내관원(山海關內官員), 망해정내현판비각(望海亭內懸板碑刻), 연대수군월료(烟臺守軍月料), 유관(楡關), 昌黎縣文筆峯(昌黎縣文筆峯), 영평부, 이제묘, 풍윤, 옥전, 계주, 반산, 통주(부 석교), 석교(일명 팔리교), 동악묘, 경성, 황성, 성지지제, 수황정, 태액지, 도성내 등이다.
버클리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 소장 『연행비람』